[베이스볼브레이크] “너만 보면 기죽어!” 야구판의 천적

입력 2012-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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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복잡한 천적관계 형성 때문이다. 사진은 새로운 천적관계가 되고 있는 LG-넥센전의 모습. 양팀은 주중 3연전에 만난다. 동아일보 DB

프로야구가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복잡한 천적관계 형성 때문이다. 사진은 새로운 천적관계가 되고 있는 LG-넥센전의 모습. 양팀은 주중 3연전에 만난다. 동아일보 DB

1∼7위까지 3.5경기차, 왜?

1위 SK, 4위 두산에 2승6패 굴욕
두산은 LG에 1승5패 단골 먹잇감
각팀 에이스 투입 등 천적대결 올인

물리면 끝장…‘천적 청산’ 새 전략
넥센·삼성, 골고루 승리 안정 찾아


한 팀은 확실히 잡아야 한다. 그리고 특정팀의 먹잇감이 되면 안 된다. 누구나 다 아는 강팀의 공식.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1위부터 7위까지 3.5경기차. 2012 프로야구의 순위 싸움이 정말 치열하다. 순위표 1위부터 5위까지 0.5게임차로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5위와 6위의 격차도 고작 1경기에 불과하다. 1위팀도 4강을 장담할 수 없고, 7위팀도 우승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 각 팀의 천적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

선두 SK는 올 시즌 한화와 2번의 3연전을 치러 단 한번도 안 졌다. 1위로 치고 올라가는 데 한화만한 도우미가 없었다. 그러나 ‘신흥 라이벌’로 통했던 두산에는 유독 맥을 못 췄다. 2승6패. 두산이 승리를 필요로 할 때마다 SK가 나타났다.

두산을 도와준 팀은 또 있다. 6위 삼성에 역시 6승(2패)을 거둬들였다. 그래서 대구만 가면 신이 난다. 그런데 정작 잠실 한지붕 라이벌인 LG 때문에 힘들다. 벌써 1승5패로 밀렸다. 라이벌전의 긴장감은 사라진 지 오래. LG는 두산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런 LG도 넥센과 KIA만 만나면 약해진다. 특히 ‘엘넥라시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넥센전에선 6승을 빼앗겼다. 넥센은 LG를 누르고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한번 우습게 보이면 끝, 천적을 청산하라!

천적관계는 더 큰 파장을 낳는다. 한번 ‘우습게’ 보이면 계속 상황이 어려워진다. 상대팀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에이스급 투수들을 일부러 맞춰 투입하는 일도 비일비재. 게다가 심리적 우위는 분명히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래서 초반에 기선을 잡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 예가 삼성이다. 지난해 두산에 13승1무5패로 압도적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두산과 8번 만나 2승6패다. 반대로 지난 시즌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열세(9승10패)였던 한화를 만나선 6승2패로 선전하고 있다. 분위기 싸움이 승패를 좌우했다.

누군가의 천적이 될 수 없다면, 천적을 만들지도 않는 게 상책이다. 넥센은 지난해 팀을 끌어내렸던 천적들을 하나둘씩 없애면서 안정을 찾았다. 롯데는 삼성(2승5패1무) 외의 나머지 팀들에 3∼4승씩 고루 따내며 실속을 챙겼다. 이른바 ‘공생’의 방법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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