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투수 유먼이 6회초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직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시즌 77K…탈삼진부문 단독 2위
“이용훈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중”
이 정도면 부산이 발굴한 ‘흑진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의 좌완 외국투수 쉐인 유먼(33·사진)이 탈삼진쇼를 펼쳤다. 팀을 1위 자리로 복귀시키는 ‘K 퍼레이드’였다.
유먼은 26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해 시즌 6승째(2패)를 따냈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무섭게 잡아낸 10개의 삼진이 빛났다. 5월 4일 문학 SK전에서 기록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 타이. 총 77탈삼진으로 이 부문 2위다. 방어율도 2.25로 낮춰 두산 이용찬과 공동 2위(2.25)로 올라섰다. 탈삼진은 1위 류현진(한화·101개)과 아직 격차가 크지만, 방어율은 1위 나이트(넥센·2.23)를 턱밑까지 쫓았다.
안 그래도 경기 전 롯데 양승호 감독은 유먼에 대해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취재진에게 “이제 유먼이 1선발, 이용훈이 2선발 아니냐”고 되물었다. 롯데 입단 첫 해부터 사실상의 에이스 자리를 꿰찬 유먼이다.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한 그의 평균 투구이닝은 7이닝. 벌써 87이닝을 던져 1∼3위인 니퍼트(두산·97.1이닝)∼주키치(LG·94이닝)∼나이트(92.2이닝)에 이어 최다 이닝 4위다. 나머지 세 명이 이미 1년 이상 한국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먼이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용병 가운데 최고의 적응력을 인정받아도 충분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피안타율이 0.210으로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낮고, 좌타자든 우타자든 가리지 않고 강하다. 무엇보다 최근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방어율도 0.78에 달한다. 유먼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먼은 1회 2번째 타자 백승룡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2회와 3회에는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챙겼다. 4회와 5회에도 빠지지 않고 삼진을 솎아냈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5회 제구 난조를 겪자 6회부터는 힘을 빼고 범타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6회부터 7회 2사 후 교체될 때까지 5타자가 모두 땅볼. 힘과 머리를 동시에 쓴 승리였다. 덕분에 롯데는 5연승과 함께 지난달 6일 문학 SK전 이후 51일 만에 1위로 복귀하는 기쁨을 맛봤다.
○롯데 유먼 코멘트=한화에서 좋은 타자 2명(장성호 김태균)이 빠진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타선이 충분히 강하기 때문에 잘 상대하려고 집중했다. 5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기고자 하는 피칭을 했다. 이용훈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웃음)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