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숙녀 이인종 “금메달 걸고 프러포즈”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68kg급에 출전하는 이인종이 27일 런던올림픽 개막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치자마자 훈련에 나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태릉｜김종원 기자

올해 30세 ‘3전 4기’ 올림픽 출전 티켓
만년 2인자? 전력노출 안된 비밀병기!

“금메달 따고 프러포즈할래요.”

여자태권도 대표팀 이인종(30·사진·삼성에스원)의 당찬 포부다.

런던올림픽 +68kg급에 출전하는 이인종은 ‘태권소녀’가 아닌 ‘태권숙녀’로 통한다.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가 있다. 그녀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것도 3전4기 만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지난 세 번의 올림픽 모두 국내 선발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 못 나갔을 때는 충격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딸이 경기하는 모습을 따라다니며 늘 응원해왔던 부모님마저 “이제 은퇴하라”고 했다.

이인종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의 도움으로 재기했다. 런던올림픽 선발전을 은퇴경기라 생각했다. 가족들에게도 “그냥 즐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마음을 비우자 제 실력이 나왔다.

이인종은 두 번의 세계선수권(2009, 2011)과 2006도하아시안게임 모두 은메달에 머물러 ‘만년 2인자’로도 불린다. 그러나 이 징크스를 오히려 호재로 삼을 계획. 대표팀 김세혁 감독은 “같은 체급의 안새봄, 박혜미는 많이 노출됐다. 그런데 이인종은 매번 2위를 해서 그런지 경쟁자들이 잘 모른다. 이인종은 골반이 유연해 얼굴차기에 능하다. 비밀 병기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메이저대회 때마다 한국선수를 거푸 꺾어 ‘한국킬러’로 불리는 같은 체급의 글라디 에팡(프랑스)이 부상으로 런던올림픽에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결 부담을 덜었다.

이인종은 27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후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당당히 프러포즈 하겠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이인종이 런던에서 금메달과 사랑, 둘 다 잡을 수 있을까.

태릉｜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