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이 말하는 최훈 카툰의 매력] “직설적이라 속 시원…부진땐 주연 되기 싫어”

입력 2012-06-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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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에게도 최훈 작가의 프로야구 카툰은 인기 만점이었다. 냉철한 시각으로 의표를 찌르는 재미를 지닌 그의 카툰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최 작가가 직접 직구 그립을 쥐어 보이며 스포츠동아에 새로 연재할 카툰 ‘돌직구’를 연상시키고 있다. 부천|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hong927

조성환 “야구 보는 눈 대단…매일 챙겨본다”
봉중근 “숨은 속뜻 알고나서 깜짝 놀라기도”
양승호 감독 “기발한 유머·냉철한 분석 빛나”


만화작가 최훈(40)이 스포츠동아 독자들을 향해 ‘돌직구’를 던진다. 네이버에 연재 중인 ‘프로야구 카툰’으로 유명한 그가 7월 3일부터 스포츠동아에 새 야구 카툰 ‘돌직구’를 선보인다. 매주 화요일자 에 게재될 ‘돌직구’는 최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프로야구 프리뷰 카툰. 한 주 동안 열릴 프로야구 전 경기의 관전 포인트와 전망, 야구계의 핫이슈 등을 두루 다룰 예정이다. 최 작가는 “다루고 싶은 소재를 직선으로 시원하게 꽂아 넣겠다는 의미로 제목을 ‘돌직구’라고 정했다. 스포츠동아의 특성에 맞게 좀 더 분석적이고 흥미로운 자료를 다룰 수 있는 만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프로야구 카툰이 팬들은 물론 현장에서도 폭발적 관심을 받아온 만큼, 스포츠동아는 본격 연재에 앞서 8개 구단 주전 선수들의 반응과 의견을 들어봤다. 카툰의 주된 소재(?)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라 기대감이 남달랐다.


○“속 시원하고 통찰력 있다” 한 목소리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잊지 않고 챙겨본다”, “속이 시원하고 직설적이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롯데 조성환은 “관심이 있어서 매일 꼭 보는데, 야구를 보는 눈이 굉장한 것 같다. 마냥 웃어넘기기에는 뼈가 있다”고 말했고, SK 이호준은 “직설적이라서 놀랍고, 글(기사)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니 좋다”고 평했다. 삼성 장원삼 역시 “경기 중의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 한 컷으로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 같다”는 반응. 넥센 박병호는 “애독하는 팬이다. 작가가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그리기 어려울 텐데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LG 봉중근도 마찬가지다. “가끔씩 깜짝 놀랄 때가 있을 정도다. 무슨 뜻인가 생각하다가 그 속뜻을 알게 되면 정말 재미있다”고 분석했다. 또 KIA 안치홍은 “재미있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것 같다. 맞는 말을 하는 것 같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수는 아니어도 종종 카툰의 소재로 등장하곤 하는 롯데 양승호 감독 역시 “특유의 유머 코드와 냉철한 분석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컷은 따로 소장하기도

최훈 작가의 프로야구 카툰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풍자로 유명하다. 선수들 역시 저마다 기억에 남는 컷이 하나씩 있다고 했다. 조성환은 “이대호(오릭스)가 지난해 롯데에서 한참 잘 할 때, 대호 혼자 밭 갈고 나머지 타자 8명은 모두 난쟁이처럼 그린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고, 장원삼은 “KIA전 등판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깃털로 호랑이 코를 간질이는 만화였는데, 내 투구를 잘 묘사해줘서 기분도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한화 장성호는 심지어 휴대전화에 마음에 드는 카툰 몇 편을 저장해놓고 있다. 특히 자신이 부진했을 때 연재된 컷 하나를 기억하고 있단다. “누군가 다른 선수들에게 ‘장성호는 뭐 하고 있어?’ 하고 물으니까 ‘스나이퍼(장성호의 별명)의 기본은 은닉’이라면서 내가 숨어 있는 그림이었다”며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SK 이만수 감독 역시 “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카툰은 기념으로 갖고 있을 정도”라며 팬을 자처했다. 그런가 하면 두산 김현수는 “국제대회 때 나온 만화 중에 내가 메이저리거에게 사인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난 악수만 했지 사인은 받지 않았다”고 애교 섞인 항의(?)를 하기도 했다.


○‘따뜻한 시선’과 ‘냉철한 비판’을 바란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최훈 작가의 ‘돌직구’에 어떤 점을 바라고 있을까. 조성환은 ‘따뜻한 시선’을 요청했다. “보는 선수들의 마음도 기분 좋게 웃겨주셨으면 좋겠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많은 카툰인 만큼 선수든 개인이든 팀이든 상처 받을 수 있는 그림은 삼가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양승호 감독과 안치홍은 가장 솔직한 청탁(?)을 했다. 양 감독은 “앞으로 나 ‘양승호감’을 잘 부탁한다”며 껄껄 웃었고, 안치홍은 “내가 못했을 때는 부디 주인공으로 안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작가의 신랄한 풍자를 비껴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터다.

반면 이호준은 “지금처럼 비판할 것은 비판하더라도 앞으로도 재미있게 그려달라”는 희망을 밝혔고, 장성호는 “나를 비판하더라도 잘못했을 때는 욕을 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재미에 비해 만화가 너무 짧으니 좀 더 길게 그려달라”고 팬다운 요청을 했다. 카툰의 기본은 당연히 ‘재미’다. 장원삼과 박병호는 “쭉 지금처럼 ‘재미있는 만화’를 유지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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