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식'에 참석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18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기존선수들과 호흡·마인드 걱정
명단발표도 가급적 나중에 할 것
홍명보 감독은 대체 선수 4명을 런던올림픽에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종 엔트리 18명과 대체 선수를 모두 데려갔던 과거 올림픽 때와는 크게 다른 결정이다.
이유는 분명했다. 팀 분위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죽어도, 살아도 우린 팀이 먼저다. 팀 외에 누구도 없다. 와일드카드도 그렇다. 언제나 팀이 우선시 돼야 한다. 예전에도 그랬고, 마지막까지도 팀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간 홍 감독은 ‘모두’와 ‘함께’를 강조해왔다. 홍명보호가 출범하고 거친 2009 U-20청소년월드컵,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에도 ‘팀 우선’이라는 기조는 변함없이 지켜졌다.
한국축구는 예전 올림픽에서 대체 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일부의 경우 오히려 팀 분위기를 크게 흐렸다는 후문이다. 융화가 쉽지 않았다. 병역을 마치지 않은 선수라면 모두가 출전을 꿈꾸는 올림픽은 출전자와 비 출전자로 신분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탓에 더욱 그렇다. 그 과정에서 불평불만이 나올 소지도 다분했고, 실제로 그랬다.
그렇다고 과거 올림픽 사령탑들이 이를 몰랐던 건 아니다. 더욱이 부상 등 돌발 변수가 발생했을 때 선수 교체를 신속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체 선수들의 동행이 유리한 구석도 있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체 선수 제외라는 방식을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
“대체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걱정스러웠다.”
이에 따라 홍 감독은 이번 올림픽의 모든 일정을 최종 엔트리 내에서 소화할 계획이다. 부상자가 생기더라도 가급적 18명 내에서 출전자가 나올 전망이다. 대체 선수가 바로 합류한 뒤 실전에 투입된다면 그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된다는 게 홍 감독의 판단이다.
대체 선수 명단 발표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소집 계획 역시 없다. 홍 감독은 “엔트리 발탁에 실패한 선수들까지 거론하는 건 당사자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본다. 발표해도 나중에 하고 싶다”고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