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한 골은 어머니를 위해 또 한 골은 스승을 위해!

입력 2012-06-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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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실비아, 병약하던 입양아 운동으로 단련
프란델리 감독, 채찍과 당근으로 템포조절 도움
발로텔리, 골로써 보답 “결승전도 기대 해 달라”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22·이탈리아)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발로텔리는 29일(한국시간) 열린 유로2012 독일과 4강전에서 2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며 조국 이탈리아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2차례의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물오른 득점 감각이었다. 첫 골은 전반 20분 터졌다. 안토니오 카사노(30)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다. 독일의 중앙 수비수 홀거 바트슈투버 뒤를 돌아들어가는 감각과 정확성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초반 독일의 맹공에 고전하던 이탈리아는 발로텔리의 선제골에 힘입어 공수 밸런스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발로텔리는 전반 36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리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강력한 슈팅이 일품이었다.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며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듯한 세리모니를 보였다. 이번 대회 3호 골로 단숨에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발로텔리의 부활을 이끈 것은 2명의 든든한 조언자의 역할이 컸다. 발로텔리는 골로써 그들의 아낌없는 후원을 보답했다. 이로써 결승에 오른 이탈리아는 유로68 이후 4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스페인과 결승전은 7월2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어머니’ 실비아의 힘

발로텔리는 승리를 확정지은 뒤 관중석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는 금발의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다. 그의 어머니 실비아였던 것이다. 둘은 깊은 포옹을 나눴다. 실비아의 눈에는 이내 눈물이 고였다. 발로텔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오늘의 골은 어머니를 위한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악동 이미지이지만 부모에 대한 애정은 특별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비아는 친모가 아니다. 그러나 기른 정이 각별하다.

발로텔리는 가난한 가나 이민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병약한 몸으로 여러 합병증에 시달렸다. 양육비와 진료비를 댈 수 없었던 그의 친부모는 발로텔리를 지금의 양부모에게 입양시켰다. 그의 나이 3살 때였다. 양부모는 어렸을 적부터 몸이 약했던 그에게 운동을 시켰다. 발로텔리는 “어머니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직접 찾아와 조용히 응원하신다.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고, 오늘 같은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은사’ 프란델리의 힘

이탈리아대표팀 체사레 프란델리(55) 감독은 든든한 후원자다. 발로텔리의 기량을 높이 샀다. 발로텔리는 유로2012 조별리그 스페인과 크로아티아 경기에 연이어 출전했다. 그러나 아쉬움이 컸다. 조급한 모습을 보이며 결정적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프란델리 감독은 아일랜드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발로텔리를 스타팅에서 뺐다.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채찍질의 의미도 담겨있다. 프란델리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날 교체 출전한 발로텔리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템포를 조절한 뒤 독일과 4강전에서 2골을 폭발시키며 프란델리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발로텔리는 “오늘밤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다. 그러나 결승전이 열리는 일요일은 더욱 멋진 날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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