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구단 단장회의 온도차

일부단장들 “올스타전 파국막자” 불구
롯데 삼성 한화 등 침묵·원칙론 일관
10일 예정 이사회서 안건 재논의 가닥


찬성과 반대의 현격한 온도차만 확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제6차 실행위원회(9개 구단 단장회의)가 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올스타전 보이콧을 불사하면서 되살린 제10구단 창단 안건에 대해 단장들은 설전을 벌였다. 일부 단장들은 ‘올스타전 취소라는 파행을 막아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지만 10구단 반대파 단장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원칙론만 내세우며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 시작된 실행위원회는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단장들은 점심도 미루고 도시락을 배달시켜가며 장시간 회의를 했다.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부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고교팀 등 꿈나무 지원의 확대 필요성, 내년 시즌 월요일 경기에 대한 논의 등 매우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10구단과 올스타전에 대해선 류대환 KBO 운영·홍보부장이 실행위원회가 끝난 뒤 “실행위원회는 의결권이 없지만 올스타전 파행은 막아야 한다며 심각하게 논의했다. 다음주 이사회(10일)에서 이 부분에 대해(10구단 창단 및 선수들의 요구) 의논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즉, 실행위원회 차원으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고, 이에 따라 ‘공을 이사회로 넘겼다’는 의미다. 그러나 롯데 배재후 단장은 실행위원회를 마친 뒤 “올스타전에 대해 선수들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협의는 필요하겠지만, 다음 이사회에 10구단 문제를 다시 안건으로 다룰 것 같지는 않다”며 전혀 다른 시각을 보였다.

10구단에 대해서 SK, LG, 넥센, NC는 찬성으로 분류된다. 반면 롯데, 삼성, 한화는 강성 반대파다. 두산과 KIA는 조건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 일부 단장들은 홀수팀 리그의 문제점 등을 거론하며 10구단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올스타전 파행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반대파를 이끌고 있는 삼성 송삼봉 단장 등은 이 사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으로 토론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는 것이 복수 참가자의 공통된 전언이다.

사상 초유의 올스타전 취소 여부는 이제 10일 KBO 이사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실행위원회를 통해 드러난대로 반대 구단들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적어도 현재로선 반대 구단들은 해결 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듯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