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10년지기 하이킥

입력 2012-07-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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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민(왼쪽사진)과 황경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고교와 대학 동기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둘은 영광 재현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스포츠동아DB

태권도 차동민·황경선의 금빛 결의

베이징서 나란히 금메달 서울체고 동기
한국 태권도 사상 최초 2연패 동반 도전
힘들때 서로 격려…“런던서도 함께 웃자”


10년 지기의 우정으로 한국태권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태권도는 출전한 4명의 선수가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한체대 졸업반이던 황경선(고양시청)과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이상 26)도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둘의 우정은 정확히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황경선과 차동민은 서울체고 동기로 만났다. 화려한 발차기와는 달리 둘은 수줍음 많은 소년·소녀였다. 황경선은 6일 “그래도 지금은 나나 동민이 모두 많이 외향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황경선, 아테네의 설움과 베이징의 투혼

올림픽 무대는 황경선이 먼저 밟았다.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고3이던 황경선은 여자 67kg급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1회전에서 패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 때의 설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면 찬밥신세였다. 독기를 품고 기다린 4년. 황경선은 베이징올림픽 2회전에서 왼쪽 무릎 연골판과 내측인대를 다쳤다.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진통제를 맞아가며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섰다. 황경선은 “투혼이란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힘”이라고 당시를 회상한 뒤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그렇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차동민, 야구바람에 묻혔던 ‘왕중왕’

태권도 남자 +80kg급은 ‘왕중왕’ 체급으로 불린다. 그러나 차동민이 베이징올림픽 남자 +8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날은 야구대표팀의 결승전과 겹쳤다. 똑같은 금메달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차동민을 빗겨갔다. 본인은 이를 “묻혔다”고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런던을 향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한국태권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로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겠다는 각오다. 전자호구가 도입된 것도 그에게는 유리하다. 대표팀 김세혁 감독은 “차동민(189cm)이 신장의 열세가 있어, 그간 장신 상대의 툭툭 건드리는 발차기에 당했다. 하지만 전자호구에선 그런 발차기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10년 지기의 런던 합창, 새 역사는 우리가 쓴다!

황경선과 차동민은 서로에 대해 “힘들 때 옆에서 도와줘서 항상 고마운 친구”라고 입을 모았다. 베이징 때는 둘 다 패기가 넘쳤다면, 이제는 태권도 선수로서 농익은 노련미가 장점이다. 황경선은 “내 경기(8월 10일·현지시간)가 먼저 열리는 만큼, 먼저 금메달을 따서 그 다음 날(8월 11일)에도 동민이에게 좋은 결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차동민 역시 “이번에는 둘 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림픽 2연패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친구와 굳은 약속을 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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