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하키 전설 “후배들아, 金꿈 대신 이뤄다오”

입력 2012-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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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하키의 전설’ 임계숙 KT 감독이 2012런던올림픽에서 하키여자대표팀의 금메달 낭보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임계숙 KT 감독의 당부

1988·1996년 올림픽 결승서 번번이 눈물
KT 국가대표 5총사 제자들에 한풀이 부탁


“내가 못 딴 올림픽 금메달, 제자들이 꼭 목에 걸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KT 여자하키팀 임계숙(50) 감독은 ‘세계여자하키의 전설’로 통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해 127골(경기당 평균 1.23골)을 넣었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세계하키 역사상 A매치 최다골로 추정되는 수치다. 1988서울올림픽 은메달과 1990베이징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이끌었다. 1992년 은퇴 후 KT 천안지사에서 근무하던 임 감독에게 친정팀 KT가 18년 만에 러브콜을 보낸 이유다.

2010년 말 한국실업하키 첫 여성 사령탑으로 발탁된 임 감독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여자하키가 금메달의 낭보를 전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임 감독은 19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 여자하키가 은메달만 2번 땄다. 이번에는 꼭 금메달의 영광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1988년 서울대회와 1996년 애틀랜타대회 때 금메달 문턱에서 뒷걸음친 기억이 못내 아쉬운 것이다. 임 감독은 “분명히 금메달도 불가능하지는 않은 전력이다. 상위팀들간의 기량이 종이 한 장 차이라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며 “선수들이 훈련 때 기량을 100%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임 감독의 제자인 KT 선수들도 5명 포함돼 있다. 골키퍼 문영희를 비롯해 김영란 박미현 천은비 한혜령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KT 국가대표 5총사는 지난 주말 임 감독과 함께 식사를 하며 “꼭 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임 감독은 “사실 선수들이 편안하게 훈련에만 집중하기 위해선 경제적 지원이 꼭 필요한데, 모기업에서 그 어느 팀보다 전폭적으로 잘 도와줬다”며 “부상 선수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도 잘돼 있어 여러 모로 좋은 여건”이라고 흐뭇해했다.

임 감독은 제자들에게 “너희 자신을 믿고 열심히 뛰어라. 지금의 그 자신감을 잃지 말아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누구보다 마음을 졸이며 올림픽 경기를 지켜볼 것 같다. 그녀는 “정작 뛰는 선수들보다 내가 더 떨릴 것 같다. 내가 못 다 이룬 금메달 꿈을 제자들이 이뤄준다면 내 일보다 더 기쁠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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