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진화하고 있는 한화 김혁민.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스포츠동아DB
“퍼펙트게임이 가능한 투수.”
한화 김혁민(25)에 대한 한 야구 관계자의 평가다. 공이 제대로 들어가는 날은 그 누구도 칠 수 없을 만큼 위력적이라는 의미다. 최고 시속 150km에 달하는 묵직한 ‘돌직구’가 트레이드마크. 데뷔 후 들쑥날쑥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유다.
그런데 이제는 안정감까지 찾아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확신을 얻었지만, 올해는 더 강해지고 꾸준해졌다. 18일 대전 LG전이 그 진가를 보여준 경기. 8이닝 동안 4사구 없이 산발 8안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으로 막아냈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됐어도 김혁민의 달라진 위력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호투가 최근 이어지고 있어서 더 그렇다. 이 경기를 중계한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승수를 챙기지 못해 안타깝기는 해도, 스스로 경기 내용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방어율이 3점대 아닌가. 게다가 직구가 ‘대포알’처럼 들어오더라. 스프링캠프 때 이승엽(삼성)도 김혁민의 공을 보고 ‘일본 투수급’이라고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제구가 확실히 좋아지고 완급조절을 할 줄 알게 됐다”고 흐뭇해했다. “지난해까지는 하다못해 견제구를 던질 때도 어깨만 사용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올해는 손목 스냅을 제대로 써서 던지더라”는 설명이다. 피홈런과 볼넷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투구 이닝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비결일 터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팀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진화하고 있는 김혁민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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