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 맨 정신에 혼자 노래방…나는 방목형 배우

입력 2012-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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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다니엘은 “상품이 되고 싶진 않다”며 편한 작품들을 발로 차기도 했다. 스스로 자신에게 떳떳한 연기를 하길 바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로 연기 변신

영화 속에선 충격적 반전 카드 쥔 인물
실제론 얽매이는 게 싫은 ‘애어른’ 청년
연기하다가도 욱! 선배들 조언에 끄덕


최다니엘(26)은 긴 양 팔을 쭉 펴올려 “진짜 누구(여자친구)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탁자 위 안경에 손가락을 쑥 넣더니 “안경 문신이라도 그려 넣을까요?”라며 웃었다. ‘최다니엘 안경발’이 화제라는 말에 나온 유쾌한 반응이다.

30일 개봉하는 스릴러 ‘공모자들’(감독 김홍선)로 관객을 찾는 최다니엘은 최근 드라마 ‘유령’을 통해 강렬한 연기력으로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잔혹한 장기 밀매를 그린 ‘공모자들’에서도 충격적인 반전의 카드를 쥐었다. 반전의 강도는 상상 초월. 하지만 현실의 최다니엘은 유난히 웃음이 많은 남자다. 솔직한 화법으로, 뭐든 다 말할 것 같은 태도를 드러낸 그에게 여자친구의 존재를 물었다.

“한땐 애어른 같다는 소리, 은근히 즐겼거든요. 그런데 20대가 이제 4년 밖에 안 남았고 이 때에만 가능한 일도 있잖아요. 저도…. 즐기고 싶고(웃음), 밤도 새고 싶은데. 하하! 와…. 정말 아무도 없어.”

‘할 말은 일단 다 하고 보는 성격이냐’고 물었더니 “크크”소리를 내며 “네”라고 했다. 오해도 많이 받았다. 불합리한 상황이면 일단 짚고 넘어가기 때문. “총대를 메고 말하니까 동료들은 좋아하는데 받는 입장에선 싫어하죠. 나중에 다 풀긴 하지만.”

최다니엘 입장에서는 ‘공모자들’을 함께 한 임창정, 촬영 중인 영화 ‘AM 11:00’에서 호흡을 맞추는 정재영을 옆에서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저는 젊은 혈기에 일단 ‘욱’해서 ‘왜 그러느냐’고 따지고 보는데 선배들은 노련하고 지혜로워요. 한 수 배우고 있죠.”

최다니엘은 2년 전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통해 스크린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등과 맞물리면서 로맨틱 가이 이미지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공모자들’에선 익숙한 그의 모습이 아니다. SF액션 ‘AM 11:00’에서도 또 한 번 변신한다. 연기 욕심이 없다면 쉽지 않은 행보다.

“얽매이는 걸 원치 않고 방목이 좋아요. 주위에선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는 작품을 왜 발로 차느냐’고 지적할 때도 있는데, 상품이 되고 싶진 않아요.”

연기 욕심을 키운 건 꽤 오래 전부터다.

“집안이 부유하지 않았어요. 군인인 아버지도 일찍 퇴역하셨고,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고등학교 때부터 용돈을 벌었어요. 주유소, 배달? 고 2때인가 연기학원 오디션 전단지 보고 응시했는데. ‘와! 나 됐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그는 이제 얼굴이 알려지면서 외출 횟수가 줄었다. 운전 도중 마주칠지 모를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들며 머쓱한 자신의 근황을 밝혔다.

“만약 운전하다가 상대 차가 잘못해서 사고를 냈다면. 분명 화가 날 텐데 욕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꾹 참는 건 더 싫고. 하하! 요즘엔 맨 정신에 모자 눌러 쓰고 혼자 노래방 가서 노래 실컷 불러요. 아니면 가수 나얼 형 작업실에 놀러가거나.”

떡 벌어진 어깨와 다부진 체격의 비밀은 피나는 운동 덕이 아닐까 싶었더니 대답 역시 반전. “구기종목은 다 싫고 물 공포증 때문에 수영도 못 한다”며 “중학교 2학년 때 니트에 면바지가 유행이었는데 처음 니트를 입어보고 좁은 어깨에 충격을 받아 학교에서 정말 열심히 철봉을 해 만든 어깨”라고 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최다니엘은 최근 출연 제의도 많이 받는다. “그냥 발악하는 상태? 사력을 다해 연기해도 나중에 보면 민망할 때가 있어요. 연기하는 동안만큼은 내 자신한테 떳떳하고 싶거든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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