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피플] “군대축구도 내 야구 열정 못 막아!”

입력 2012-08-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군 생활을 통해 느낀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야말로 LG 김용의의 가장 큰 밑천이다.스포츠동아DB

일반병 입대 공백 위기 깬 LG

“군대는 축구…야구 간절함 커졌죠”
은퇴 위기 편견 불구 1군 깜짝 활약
60경기 30안타·2홈런…때론 선발
“다시 받아준 구단·감독님께 감사”


LG 김용의(27)는 프로야구에서 드물게 일반병(의장대)으로 군복무를 했다. 2009년 경찰청 입대를 위해 테스트에 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뒤 같은 해 12월 입대했다. 퓨처스(2군)리그를 통해 군에서도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상무, 경찰청과 달리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병 생활로는 야구선수로서의 감각을 유지하기 어렵다. 2년의 공백은 곧 ‘은퇴 위기’나 다름없다. 그러나 김용의는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2012시즌 1군 무대를 누비고 있다.


○군대에서 ‘축구한’ 야구선수

2012시즌 전 김용의는 ‘전력 외’였다. 누구도 그에게 주목하지 않았다. 제대 여부조차 무관심이었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출장기회를 얻어 27일까지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120타수 30안타(타율 0.250) 2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후반 들어서서는 3루수와 1루수를 오가며 선발출장도 잦아졌다.

일반병으로 생활하는 동안 야구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김용의는 “야구 방망이조차 거의 잡지 못했다.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알지 않는가. 군대는 축구다. 축구는 엄청 했다. 이러다 제대해서 축구선수로 테스트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군 시절을 떠올렸다. 야구와 멀어진 대신 절실함을 느꼈다고 한다. “대부분 말년이 되면 제대하고 뭘 할지 고민하더라. 나는 야구였다. 야구를 하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더라.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을 유지했다. 일반병 생활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야구에 대한 소중함과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구단과 감독의 ‘은혜’에 보답하고파

입대 전 김용의의 기록은 1군 18경기에서 26타수 4안타(타율 0.154) 1타점이 전부였다. 두산 시절이던 2008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이적’ 이력뿐이었다. 군대에서도 그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부대에서 LG팬인 동료 1명만이 그가 야구선수라는 사실을 알았다. 김용의는 “야구선수라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더라. LG팬이었던 동료 1명만이 내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 친구와는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고 밝혔다. 올 시즌 1군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당시 그를 믿지 못했던 동료들은 ‘같이 총 들고 근무한 사람이 중계에 나온다’며 신기해한다.

김용의는 자신에게 기회를 준 LG 구단과 김기태 감독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 한다. 그는 “구단에서는 나를 방출하지 않고 다시 받아줬다. 나는 운동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감독님이 그 점을 잘 봐주셨는지 꾸준히 기회를 주셨다. 구단과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나는 좋아하는 야구를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구단과 김 감독에게 감사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용의는 ?

▲생년월일=1985년 8월 20일
▲키·몸무게=187cm·74kg(우투좌타)
▲출신교=사당초∼선린중∼선린인터넷고∼고려대
▲프로 경력=2008신인드래프트 두산 2차 4번(전체 29순위) 지명·입단∼2008년 6월 LG 이적 ▲2012년 연봉=2400만원
▲2012년 성적(27일 현재)=60경기 120타수 30안타(타율 0.250) 2홈런 13타점 4도루
▲통산 성적(27일 현재)=78경기 146타수 34안타(타율 0.233) 2홈런 14타점 5도루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