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롯데와 SK가 28일부터 운명의 3연전을 치른다. 시즌 도중 사직 맞대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롯데 양승호(왼쪽)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1. 작년 2위 롯데, 현실보다 큰 기대치
2. SK, 포스트시즌 가면 상승세 자신감
3. SK 전매특허 디테일야구 롯데 우세
4. 선발 매치업은 오히려 롯데가 열세
어쩌면 이렇게 상황이 뒤집힐 수 있을까. 2008년 13승5패, 2009년 13승6패, 2010년 12승7패로 롯데에 절대우세를 보인 SK였다. 특히 2008년 6월 6일부터 2009년 5월 6일까지는 롯데에 15연패를 안겼다. 양 팀이 붙으면 벤치클리어링이 잦아지는 등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것도 이렇게 일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롯데는 8승1무10패로 균형을 찾아가더니 올 시즌에는 오히려 8승6패로 앞서 있다. 이런 와중에 건곤일척의 맞대결이 28∼30일 문학에서 펼쳐진다. 2위 롯데, 3위 SK의 격차는 0.5경기, 일촉즉발의 2위 전쟁이다. 4위 두산은 물론 5위 KIA도 따라붙고 있기에 문학 3연전에서 밀리면 2위는 고사하고, 4강도 장담할 수 없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달라진 포인트 1=목표가 바뀌었다!
SK와 롯데는 8월의 팀이다. SK는 27일까지 15승6패, 롯데는 12승8패로 8월 승률 1·2위에 올라있다.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이 가능한 2위를 확보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볼 수 있는 만큼 8월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양 팀 모두 2위가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2위 고지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선은 미묘하게 다르다. 롯데는 이미 지난해 2위를 해봤다. 객관적 전력은 지난해보다 못하나 기대치는 더 높아진 현실과 싸워야 한다. 반면 SK는 이만수 체제에서 4강 안착이 선결과제다. 포스트시즌에 올라만 가면 저력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SK는 우승 아니면 실패, 롯데는 4강만 올라가면 대박’이라는 구도는 이제 옛날 얘기다.
○달라진 포인트 2=스타일이 바뀌었다!
SK는 디테일 야구의 아이콘 같은 팀이었다. 물론 과거 SK 만큼의 정밀함은 아니지만 불펜, 번트와 같은 디테일 코드는 올 시즌 롯데로 넘어간 듯하다. ‘양떼야구’, ‘1이닝 2회 스퀴즈’는 그런 변화의 상징이다.
반면 롯데의 시원한 야구는 SK로 옮겨간 모양새다. 어느새 SK는 도루보다 홈런이 많은 팀으로 변했다. 다만 박희수∼정우람이 버티는 불펜만큼은 건재하다. 이에 맞서 롯데는 SK에서 이식한 정대현을 문학에 처음 투입한다. 질은 SK, 양은 롯데가 우세한 불펜싸움에서 3연전의 흐름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달라진 포인트 3=선발 무게감이 바뀌었다!
SK는 송은범∼부시∼김광현의 선발 출격이 예상된다. 채병용도 대기한다. 반면 롯데는 이정민∼이용훈∼송승준이 유력하다. 예전과 달리 선발 매치업에서 롯데가 밀린다. 롯데가 은근히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28일 경기 순연을 기대하는 것도 그래서다. 반대로 SK는 잔여경기가 늘어나는 것을 더 이상 반기지 않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