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올인의 이혜영 씨와 조정자 씨가 아이를 키우면서도 야구에 흠뻑 빠져 살 수 있는 데는 남편들의 외조 덕이 크다. 아이들고 함께 포즈를 취한 김일훈 씨-이혜영 씨 부부, 조정자 씨-박만상 씨 부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훈련 보조·육아·야구장 동행 등 묵묵한 ‘외조’
“남편의 외조 없이는 이렇게 못 하죠.”
‘2012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 22일 서울 블랙펄스와의 경기를 앞둔 부산 올인의 3루측 덕아웃에선 남편 김일훈 씨가 10개월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훈련 중인 아내 이혜영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는 박만상 씨-조정자 씨 부부가 각각 네 살과 11개월 된 두 아이를 데리고 덕아웃을 지키고 있었다. 포수 겸 3번 타자로 뛰는 이혜영 씨는 훈련을 마친 뒤 잠시 외진 곳으로 옮겨 아이에게 젖을 먹였다. 아이 둘을 챙기느라 이번 대회 선수명단에서 빠진 조 씨는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연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와 조 씨는 2006년 1월 탄생한 올인의 창단 멤버이자, 자칭 ‘야구에 미친’ 유부녀들. 남편들도 초창기부터 야구에 빠진 아내를 위해 ‘외조’를 아끼지 않은 열혈 팬들이다. 조 씨는 “야구에 한번 빠진 뒤 헤어나지 못하고, 사람에 미쳐 이러고 있다”며 “남편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렇게 살 수 있겠느냐”며 웃었다. 직접 출전도 하지 않으면서 남편과 함께 아이 둘을 데리고 1박2일 익산 원정에 나선 정도이니, 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조 씨는 “김일훈 씨나, 우리 남편이나 처음부터 고생 많이 했다. 야간 훈련한다고 할 때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놓고 볼을 줍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야구 좋아하는 여자들 탓에 주말에는 야구장에서 데이트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내 야구 뒷바라지한 게 벌써 8년째”라며 “아내는 애 낳고 50일도 채 안 됐을 때 야구장에 나와 펑고 치며 산후조리를 했다”며 웃었다. 남편들까지 유니폼을 챙겨 입은 것에 ‘외조가 대단하다’고 하자 “연습경기 때는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정식경기 때는 유니폼을 갖춰 입지 않으면 덕아웃에 들어갈 수 없어 오늘은 다 챙겨 입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야구장에서 모유수유를 하고, 아이 둘을 데리고 목소리 높여 파이팅을 외치는 ‘못 말리는 아내들’, 그 뒤에는 아내의 야구사랑을 위해 헌신하는 ‘외조하는 남편들’이 있다.
익산|김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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