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지난 4년간 ‘통큰’ 야구로 가을잔치의 단골손님이 됐다. 그러나 항상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올해는 달라졌다. 그동안 단역이었다면 이제 역전의 명수,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 선수들이 17일 PO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거인군단 완벽변신 비결은?
정대현 영입 등 불펜진 강화로 뒷심 세져
양감독 작년 쓴맛 보약…투수 교체 과감
선수들 독기도 PS 4승 전부 역전승 한몫
누구 말처럼 ‘막장 드라마’도 드라마다. 아니 오히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막장’이라서 더 재밌을 수 있다. 욕하면서도 보게 되니 시청률(주목도)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엎치락뒤치락 ‘애간장 야구’로 롯데가 2012 가을야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과거 4년간 포스트시즌의 단역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롯데는 줄곧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18일까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승1패, SK와의 플레이오프(PO) 1승1패를 거두고 있다. 롯데가 얻은 4승은 전부 역전승, 혹은 재역전승이었다. 특히 연장전을 3번 치러서 전부 이기는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롯데의 가을체질이 정말 달라진 것인가?
○이유 1 : 불펜이 달라졌다
롯데의 반전은 ‘실패 경험이 아예 경험을 안 해본 것보단 낫다’는 진리를 일러준다. 과거 4년간 포스트시즌 첫 관문에서 탈락한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강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4번타자 이대호, 에이스 장원준을 놓쳤지만 정대현 이승호 두 FA 불펜투수를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로 김성배가 가세했고, 최대성을 집중 조련했다. 기존의 김사율에 좌완 강영식, 이명우까지 롯데는 창단 이래 가장 양적으로 풍족한 불펜진을 보유했다.
이 불펜진은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두산과의 준PO 3승을 모조리 책임졌다. 24.1이닝에서 단 1개의 홈런도 맞지 않고, 방어율 2.22를 기록했다. PO에서 롯데 불펜은 필승카드 김사율 정대현이 선발투수가 남겨놓은 선행주자를 들여보내기는 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어쨌든 불펜 전체의 방어율은 7.1이닝을 던져 방어율 0이다. 타선이 터질 때까지 불펜이 버텨주니 박준서, 용덕한, 황성용, 조성환의 대타 작전 성공 같은 타자들의 집중력도 살아나는 것이다.
○이유 2 : 양승호 감독이 달라졌다
2년차인 양 감독의 ‘학습효과’도 롯데를 역전의 명수로 만든다. 과감한 투수교체로 승부수를 던져서 흐름을 장악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도록 만든다. 특히 연장에 강하다. 투수 옵션이 많아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의 일은 팀 케미스트리와 투수교체를 잘하면 끝”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지금 양 감독이 딱 그렇다.
포스트시즌 들어와 34세이브를 거둔 김사율을 대신해 정대현을 마무리로 전환시키고, 김성배를 공격적으로 활용한 모험이 적중하자 롯데는 후반전에 강한 팀이 됐다. 큰 경기에 약했던 과거 탓에 롯데는 약세로 평가절하 됐다. 이에 선수들이 독기를 품은 것도 롯데를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팀’으로 변모시킨 요소로 작용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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