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이진화 “어머나”…전체 2순위로 흥국생명 입단

입력 2012-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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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오른쪽)가 23일 열린 2012∼2013시즌 여자배구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뒤 차해원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이진화(오른쪽)가 23일 열린 2012∼2013시즌 여자배구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뒤 차해원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009∼2010시즌 좌절 후 실업팀 입단
흥미 되찾고 맹훈련…프로서 기량 인정


“열등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국배구연맹은 23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2∼2013시즌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지명에서 ‘중고 신인’ 이진화(20·수원시청)를 호명했다. 전체 1라운드 2순위. 의외의 결과였다. 최대어로 꼽힌 이소영(18·전주근영여고)이 예상대로 1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된 가운데 이진화가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제치고 2번째로 지명 받았기 때문이다. 이진화는 “아직 어리둥절하다. 직접 뛰어봐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신인 드래프트에는 고등학교 졸업 예정인 선수들이 대거 프로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이진화는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맏언니 격이다. 이미 한 차례 냉혹한 드래프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남성여고 졸업을 앞두고 열린 2009∼201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했다. 자신이 있었다.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이진화는 “배구 인생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현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열등감에 프로리그 경기를 거의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2010년 수원시청에 입단했다. 프로리그에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한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원시청에서 배구의 눈을 새롭게 떴다. 이진화는 “언니들과 운동하며 잃었던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훈련한 대가가 드러났다. 조금씩 기량이 발전해 나갔다. 프로구단 관계자는 연습 경기를 통해 그녀의 성실성과 재능을 높이 샀다.

이진화는 176cm, 68kg의 다부진 체격에 레프트와 라이트를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즉시 전력감이다. 그러나 겸손한 모습을 잊지 않았다. 그는 “프로는 실업 무대와 달리 서브나 공격이 특히 강하다. 정교함도 갖추고 있다. 목표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즐기면서 경기하고 싶다. 신인왕은 그 다음 문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드래프트는 25명이 참가해 18명의 선수가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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