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2007년 고졸 신인 김광현의 ‘KS 쿠데타’

입력 2012-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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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스포츠동아DB

10월 26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7.1이닝 9K ‘닥공’ 피칭…KS 운명 바꿔


누구에게나 인생 최고의 날이 있다. 투수에게는 평생 한번 마음먹는 대로 공이 들어가는 날이다. 흔히 말하는 ‘공이 긁히는’ 날이다. 밸런스도 완벽하게 들어맞고, 실투를 해도 상대 타자가 못 친다. 야수도 마찬가지다. 휘두르기만 하면 공이 배트에 와서 맞아나가고, 타구는 야수를 피해가는 날이다. 10월에 그러면 가을의 전설이 된다.

SK 김광현(사진)에게 야구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날이 찾아왔다. 2007년 10월 2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두산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이었다. 1차전에서 KS 최소투구 완봉승(99개)을 기록한 두산 리오스를 맞아 시즌 3승7패, 방어율 3.62의 고졸 신인 투수가 선발 등판했다. SK는 1회초 2사 2루서 이호준의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5회초 조동화-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3-0을 만들었다. 이날의 김광현에게는 3점이면 충분했다. 7.1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역동적 투구로 두산 타선을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말 1사 후 이종욱에게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는 노히트노런의 완벽한 피칭이었다. 이날 ‘공격, 또 공격’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며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은 듯했던 김광현의 피칭은 모든 투수들의 로망이다. 2007년 KS의 운명을 바꾼 피칭이기도 했다.


○난장판 된 그라운드 시상식

1988년 10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해태-빙그레의 KS 6차전. 4-1로 이긴 해태가 빙그레를 4승2패로 누르고 통산 4번째이자 1986년 이후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해태 선발 문희수는 8회 2사 후 조양근에게 좌월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9이닝을 3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완투승을 거뒀다. 문희수는 2승1세이브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시상식 때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무질서 사태가 빚어졌다. 또 빈 깡통을 던지며 그라운드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시즌 도중에도 빈발했던 관중 난동이었다.


○김응룡 감독, 모친 별세에 선동열 내고도 KS 첫 판 지다!

1989년 10월 26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해태-빙그레의 KS 1차전. 부상 중인 이정훈을 대신해 1번타로 나선 빙그레 이강돈이 해태 선발 선동열을 상대로 1회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상군을 선발로 내세웠던 빙그레는 8회 송진우 한희민을 투입하는 총력전 끝에 4-0 승리를 거뒀다. 해태 김응룡 감독은 경기 뒤 모친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LG 베테랑 최동수의 인생 최고의 날

2002년 10월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LG-KIA의 플레이오프 1차전. LG 최동수는 2-2로 맞선 연장 11회초 2사 1·2루서 KIA 마무리 김진우를 상대로 결승 3점홈런을 뽑았다. 최동수는 앞서 6회에도 1점홈런을 날리는 등 이날 홈런 2방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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