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혹독한 훈련을 통해 올 시즌 성장세를 보이며 LG 김기태 감독의 신임을 얻은 오지환. 그는 올 겨울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스포츠동아DB
프로 3년차 오지환의 혹독한 겨울나기
시즌 리드오프 활약 불구 지옥훈련 자청
“수비력 부족해 선배들처럼 쉴 수 없죠”
하루도 거르지 않는 훈련에 김감독 흐믓
유지현코치도 “내년 업그레이드 충분”
“전 아직 쉴 때가 아니죠.”
LG 유격수 오지환(22)은 올 시즌 전 경기(133게임)에 출전해 타율 0.249, 12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삼진 1위(122개)에 실책 1위(25개)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남겼다.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있었다. 그는 시즌 중반 이후 리드오프를 맡아 제몫을 다했다. 실책은 많았지만 수비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프로 3년차로 많은 경기를 소화한 오지환은 이번 겨울 휴식 대신 훈련을 택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에 자청해서 지난달 경남 진주에서 열린 마무리캠프를 다녀왔다. 그 뒤에도 개인훈련을 하며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오지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수비다. 포지션의 특성상 좀더 안정된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마무리훈련 기간에는 유지현 코치의 펑고를 받느라 유니폼이 깨끗할 틈이 없었다. 힘들만도 했지만, 단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기태 감독은 “오지환 같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는 것은 팀의 비전이 매우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오지환은 “한 시즌을 1군에서 보냈지만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선배들처럼 휴식을 취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혹시라도 쉬면 이번 시즌 발전했던 부분을 까먹을 것 같은 불안함 때문이라도 마냥 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즌 도중 1번타자를 맡았던 경험에 대해선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는데, 해보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출루율의 중요성 등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유 코치는 발전하는 제자의 모습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지환이 올 시즌 눈에 띄게 발전했다고 평가한 유 코치는 “이제는 지난 겨울처럼 수비 스텝 등 기본기 중심의 훈련이 필요한 단계는 지났다. 좀더 안정적이고, 고급 수비가 가능하도록 수비폭을 넓혀야 한다”며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지환은 “휴식도 필요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그럴 수가 없다. 힘은 들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면 이 정도는 충분히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