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축구협회장 선거 ‘MJ vs 반MJ’

입력 2013-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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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점화되는 가운데 5명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주 회장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유력후보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스포츠동아DB

선거 본격점화…무늬만 5파전 사실상 2파전

안종복·김석한 회장·윤상현의원 한계
대의원 3명 추천 조차 받기 힘들수도

정몽준 직계 정몽규 vs 허승표 2파전
정몽규 실업·여자·프로 등 고정표 많아
“현대 일가 세습 반감” 허승표에 지지도


새해 들면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전이 본격 점화되는 분위기다.

28일 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열리는 회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8일부터 14일까지 후보등록을 해야 한다. 일단 대의원 중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정식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대의원은 협회 산하 8명의 연맹 단체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과 16명의 지방 시도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 등 24명이다. 회장에 선출되려면 과반수인 13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3명 이상 다수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안 나오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벌어진다.


○무늬만 5파전, 실상은 2파전

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건 김석한(59) 전 중등연맹 회장이다. 작년 11월 출마를 천명했다. 이어 안종복(57)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이 3일 출마 기자회견을 했고, 새누리당 윤상현(51) 의원도 4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여야를 대표하는 정몽규(51) 프로연맹 총재와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도 8일을 전후해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렇듯 군소후보들의 난립으로 회장 선거가 유례없는 5파전 양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무늬만 5파전일 뿐 실제로는 정몽규(MK) 총재와 허승표 회장의 ‘양강’ 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기자회견을 한 안 회장의 출마선언문을 보면 원론적인 수준일 뿐 알맹이는 없다. 북한 축구팀을 K리그에 참가시키겠다는 이색 공약 정도가 눈에 띈다. 안 회장은 완주 의지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지만 즉답을 피했다. 여야 대표격인 MK와 허 회장에 대해서도 “두 분 다 훌륭하신데 과연 현재 한국축구 위기를 인식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평하며 직접적인 공격은 삼갔다.

김 회장은 작년 말 출마선언 직후만 해도 득의양양했지만 최근 대의원들을 만나며 한계를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출마를 지지했던 조중연 현 회장의 지원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면서 조 회장과 관계까지 소원해졌다는 말도 들린다. 또 축구인들은 정치인의 간섭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어 윤 의원 역시 지지 세력을 넓히기 힘든 상황이다.

종합해보면 안 회장, 김 회장, 윤 의원 등 3명은 대의원 3명의 추천을 받아 정식 후보로 등록을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MK-허 회장의 양강 구도 속에서 차기를 보장받거나 지분 확보 등을 구실로 캐스팅 보트를 쥐려할 것이라는 추측이 대세다. 대의원 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이들이 MK와 허 회장 중 어느 쪽으로 기울지도 관심이다.


○MJ vs 반MJ

MK는 1993년 축구 대권을 잡은 후 1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다 2009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정몽준(MJ) 협회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사실상 MJ의 직계다. 이번 선거는 ‘MJ vs 반MJ’의 정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K는 실업, 여자, 프로 등 확실한 고정표가 있다. 풋살과 울산, 강원 등도 MK 지지파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밖에 상당수 대의원들은 현대 일가의 장기 세습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축구인들 사이에 MJ와 현대 일가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MK가 회장이 되면 현대 일가에서 30년 이상 해 먹겠다는 건데 이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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