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롯데 보유선수라고 생각한다.”
롯데 김시진 감독(사진)은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유독 집중력을 강조했다. 롯데의 고질로 여겨진 수비와 주루, 타선의 응집력 등을 강화하려면 밀도 있는 훈련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사이판 1차 스프링캠프에 롯데 유니폼을 입지 않고 참가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오릭스 이대호(31)다. 롯데 야수진은 매일 오전 러닝 또는 수비 등의 필드 훈련, 오후 타격훈련 위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판에 개인캠프를 차린 이대호는 오후 타격훈련 때, 롯데 선수단에 합류한다. 타격훈련을 같이 한 뒤 다시 개인숙소로 돌아가는 패턴이다.
사이판을 ‘약속의 땅’처럼 믿는 이대호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올해 훈련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옛 롯데 동료선수들과 동반 훈련을 택했다. 물론 사전에 친정 롯데에 연락해 양해를 구했다. 이번에는 롯데의 사령탑이 바뀌었기에 김 감독에게도 따로 부탁해 허락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대호는 언젠가 한국에 돌아오면 롯데로 올 선수라 생각한다. 롯데 보유선수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롯데의 시원한 승낙 하에 동반 훈련을 하고 있는 이대호지만, 스스로 처신을 조심하고 있다. 외부에서 보기에 조금이라도 튀는 행동을 하지 않고, 롯데 선수들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조용히 훈련에 전념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