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유망주’ 부산 김익현, ‘개과천선’ 선언하다

입력 2013-02-07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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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

[동아닷컴]

'5년째 유망주' 부산의 미드필더 김익현(24)이 ‘개과천선’을 선언했다.

김익현은 “장난기가 많은 게 독이 됐다. 공격 도중 상대 수비수를 상대로 장난을 친다던지… 감독님들께 찍힌 것 같다”라며 “좋게 말하면 ‘자유로운 영혼’인데, 생각이 없었던 거다. 겉돌지 않고 팀에 녹아들겠다”라고 다짐했다.

군포 태을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한 김익현은 용인 원삼중 1학년 때 잠재력이 폭발했다.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승렬(성남) 등보다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던 것. 그러나 2학년 때부터 나태해졌고, 결국 중3 때는 김보경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다. 김익현은 “보경이가 나보다 더 성실했기 때문”이라며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너 축구 그만해라’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용인 백암고 2학년 때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사학명문 고려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이때 김익현의 표현을 빌리면 “축구인생에 획을 그을 사건”이 발생했다. 종적을 감춘 것이다.

“술을 전혀 못 마신다. 음주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싫었고, 축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영구제명 이야기가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다시 복귀했다.”

결국 김익현은 1학년을 마치고 곧바로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 2009년 부산에 입단했다. 순간 스피드와 킥 능력을 장점으로 평가받는 김익현이었지만, 게으름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4년간 2군을 전전했다. 그 동안 K리그(1부리그) 출전은 14경기에 그쳤다.

김익현은 “그렇게 축구를 좋아하시던 아버지께서 이젠 나 때문에 축구를 가장 싫어하신다. 그간 정말 불효자였다. 이젠 정말 달라지는 모습으로 효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익현은 지난 11월 25일 수원 전에 교체 출전했을 당시, 친한 친구로부터 ‘잘했다. 분위기가 달라졌다’라는 칭찬을 듣고 희열을 느꼈다. 김익현은 “나를 버리고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한 계기였다”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김익현의 오른팔에는 문신이 새겨져있다. ‘I WILL BE THE STAR OF THE WORLD.’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의미다. 김익현의 별명은 ‘고대 소지섭’이다. 대학교 때 신인 골키퍼 김기용이 ‘고대 공유’라고 불리는 것을 보고 “나도 고대 소지섭”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더니 붙은 것. 김익현은 팀내 분위기메이커로 꼽힐 만큼 끼가 넘치고 활발한 선수다. 덥수룩한 턱수염 덕분에 경기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수이기도 하다.

‘5년째 유망주’ 김익현, 그가 개과천선을 선포했다. 앞날은 그와 그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달렸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촌부리(태국)=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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