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기성용 수비수 기용…라우드럽의 파격 통했다

입력 2013-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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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 스완지시티, 브래드퍼드시티 5-0 격파 리그컵 정상…창단 101년만에 메이저대회 첫 우승감격

중앙수비수 부상 대안, 예상밖 기성용 선택
안정적인 수비·원활한 패스연결 승리 한몫
기성용“감독님 미리 귀띔…수비 역할 연구”
EPL 첫 해 우승타이틀…리그컵 사나이 진가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 해 우승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스완지시티는 25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래드퍼드시티(4부 리그)와 캐피털원 컵(리그 컵) 결승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스완지시티는 1912년 창단 후 101년 만에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기성용의 활약이 빛났다. 기성용은 원래 포지션인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수비수로 깜짝 선발 출전해 후반 17분 개리 몽크와 교체돼 나올 때까지 62분여를 소화하며 팀 우승을 뒷받침했다.

기성용의 우승은 숫자 ‘3’과 의미가 깊다. 그의 유럽 무대 우승은 3번째다.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인 2011년 리그 컵 우승에 이어 2012년에는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었다. 또 기성용은 리그 컵과도 인연이 깊다. 기성용은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2006년 리그 컵, 2011년 스코틀랜드 그리고 이번에 3번째로 리그 컵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깜짝 중앙 수비수의 의미

스완지시티의 중앙수비 라인업은 모두의 예상을 깼다. 대부분 현지 언론은 부상으로 빠진 주전수비수 호세 치코의 자리를 주장 게리 몽크가 대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스완지시티 라우드럽 감독의 선택은 기성용이었다. 그만큼 기성용에 대한 믿음이 컸다는 뜻이다. 현지 중계를 맡았던 스카이스포츠 역시 선수입장 후 기성용을 클로즈업하며 예상치 못한 스완지시티의 선택에 주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성용은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후방에서 원활한 패스 흐름까지 책임지며 완벽한 승리를 도왔다.

기성용은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준수한 수비능력으로 중앙수비수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헤딩 역시 적극적이었다. 날카로운 패스와 호쾌한 중거리슈팅으로 주목 받던 기성용은 자신의 단점들을 보완해가면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듯 했다.

기성용은 “감독님께서 화요일(19일)에 (중앙수비 출전을) 말씀해주셨다. 훈련을 하면서도 3∼4일 정도 스스로 이미지트레이닝도 많이 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디오분석 등을 통해서 수비의 위치선정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했다”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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