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나마 선수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
정규리그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각 팀에는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모비스는 훈련 중 함지훈이 종아리를 다쳤고, KGC 역시 양희종(오른손가락) 등 주축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KGC전을 앞둔 SK 관계자는 “그나마 우리는 감독님이 다치셔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SK 문경은(사진) 감독은 21일 숙소 욕실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쳤다. 어깨 안쪽·바깥쪽 연골이 모두 손상돼 3∼4주간 깁스를 한 뒤 약 4주간 재활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문 감독은 “선수들 보기에도 이상하고, 양복을 입는 것도 불편하다”며 깁스를 마다한 채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재활은 엄두도 못 낸다. “제가 원래 어깨만큼은 야구 선발투수처럼 정말 강했거든요. 그나마 아직 근력이 있어서 이렇게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거래요.” 아픈 와중에도 ‘람보슈터’의 자존심은 여전하다.
통증 때문에 누워서 자는 것조차 힘들 정도지만, 문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다친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면, 바로 ‘우승 헹가래.’ 정규리그 우승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헹가래를 했다가는 어깨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 뻔하다. 문 감독은 “누에고치처럼 돌돌 말아서 (헹가래를) 해야 하나”라며 입맛을 다셨다.
안양|전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