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10R 전북vs서울전…이동국-차두리 매치

입력 2013-05-0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FC서울 차두리(왼쪽)와 전북 현대 이동국(오른쪽)이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삶의 질곡을 딛고 이뤄진 16년 지기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공동취재단·스포츠동아DB

16년 꽃피운 우정
차두리 “만나고 싶은 형…같이 뛰는 자체가 영광”

16년 만의 맞대결
이동국 “K리그 신인이 감히 내 유니폼을…ㅋㅋ”

1997년 전국고교축구 결승전 첫 만남
아들보러간 차범근, 이동국 대표팀 발탁
2002한일월드컵·유럽무대 등서 희비


16년 전 꽃 핀 우정 그리고 16년 만의 맞대결.

이동국(전북현대·34)과 차두리(FC서울·33)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차두리는 오랜 유럽 생활을 끝내고 서울에 입단해 “가장 만나보고 싶은 선수는 이동국이다.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형과 그라운드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동국이 형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동국은 “갓 신인이 16년 차 선배한테 감히 유니폼을 바꿔 입자고 하느냐”고 농담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동국과 차두리가 드디어 조우한다. 어린이날인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서울의 10라운드가 펼쳐진다. 이번 라운드 최고 빅뱅이다.


○둘의 우정과 축구인생 드라마

고교시절 차두리는 이동국의 팬이었다. 이동국이 올 3월 K리그 통산 최다득점(117골) 기록을 세우자 차두리는 SNS에 이동국에 대한 진한 우정의 글을 남겼다.

차두리가 이동국을 처음 안 것은 배재고 2학년 때인 1997년 3월. 스포츠뉴스 오늘의 명장면에 포철공고 이동국의 발리슛 장면이 소개됐다. 차두리는 자신보다 불과 1살 많은 형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둘은 얼마 후 운명처럼 전국고교축구 결승전에서 격돌했다. 이동국의 선제골과 차두리의 동점골에 이은 이동국은 연장 골든 골. 이동국은 팀 우승과 대회 득점왕(6골), MVP를 석권했다.

이동국은 1998프랑스월드컵 때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최종엔트리에 깜짝 발탁됐다. 차 감독이 아들의 경기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이동국을 발견하고 뽑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동국은 한국축구 공격수 계보를 잇는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차두리는 그 때도 가능성 있는 기대주에 불과했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2002한일월드컵 때 둘의 희비는 엇갈렸다. 당연히 포함되리라 여겼던 이동국의 엔트리 탈락과 차두리의 전격 발탁. 당시 차두리의 포지션은 공격수여서 둘은 포지션 경쟁을 하는 처지였다. 차두리는 4강 신화 후 유럽으로 떠났고, 이동국은 상무에 입대했다. 이후 둘은 대표팀에서 공격수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2004아시안 컵 쿠웨이트와 8강전에서는 이동국과 차두리가 스리 톱의 일원으로 3골을 합작해 4-0 승리를 이끌었다. 2006독일월드컵 때는 동병상련이었다. 차두리는 독일에서 뛰고 있었음에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못 받았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동국은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 꿈을 접었다. 둘은 2010년 남아공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함께 밟았다. 오른쪽 수비수로 변신한 차두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한 몸싸움을 앞세워 ‘차미네이터’란 별명을 얻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반면, 이동국은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단독 찬스를 놓치며 쓸쓸하게 귀국했다.

돌이켜보면 월드컵에서 차두리는 늘 큰 환희를 맛 봤지만 이동국은 아픔의 쓴 잔만 들이켰다. 그러나 이동국 말마따나 K리그에서의 둘의 경력은 천양지차다.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둘의 인연과 축구인생. 까까머리 고교시절 우승컵을 다퉜던 그들은 16년 만에 우정을 잠시 접어둔 채 창(이동국)과 방패(차두리)로 서로를 겨누게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