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허윤경이 축하 꽃가루 세례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합계 9언더파 207타
연장 첫째 홀 마법같은 버디로 우승 확정
작년 한화클래식부터 4번의 준우승 눈물
“이제 2승 목표…하나하나 천천히 가겠다”
“괜찮은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허윤경(23·현대스위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쌓여온 고통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에 우승의 기쁨은 더 크게 다가왔다.
허윤경이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깼다. 허윤경은 19일 경기도 용인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서코스(파72·667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1타를 치며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이정은(25·교촌치킨), 변현민(23·요진건설), 장하나(21·KT)와 공동 1위로 경기를 끝냈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 허윤경은 두 번째 샷을 홀 3.5m에 붙였다. 버디 퍼팅을 앞둔 허윤경은 “디보트 자국만 보고 치면 되겠지. 그럼 들어가겠지”라고 캐디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대로 공을 굴렸다. 공은 홀에 빨려 들어갔고 생각대로 버디가 됐다. 이어 이정은의 버디 퍼팅이 홀을 빗나가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4전5기 끝에 찾아온 프로 첫 우승은 그렇게 결정됐다.
허윤경에겐 우승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것도 4번이나 된다. 징크스의 시작은 작년 9월 열린 한화금융 클래식이었다.
허윤경은 17번홀까지 동갑내기 유소연(23·하나금융)과 동타를 이뤘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세컨드 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내 1타 차 우승을 내줬다.
우승 뒤 눈물을 쏟아낸 허윤경은 절치부심 다음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한번 시작된 징크스는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이어 열린 KLPGA 챔피언십과 대우증권 클래식까지 연속 3개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10월에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연장까지 갔지만 윤슬아(27)에게 패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행히 그는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다.
“준우승을 많이 해서 그런지 주위에서 ‘징크스, 징크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많이 힘들었다”라는 허윤경은 “오늘은 내 자신을 이겨보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오늘 힘이 된 것 같다. 떨리지 않았다. (우승하니까) 너무너무 통쾌하다”라고 말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게 그를 더욱 기쁘게 했다.
첫 승에 성공한 허윤경은 욕심보다 차근차근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허윤경은 “올해 목표가 첫 우승이었다. 첫 승을 했으니까 오늘 이후부터는 2승이 목표다. 하나하나 천천히 가겠다”고 말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받은 허윤경은 상금랭킹 5위(1억2420만4570원)로 뛰어올랐다. 시즌 3번째 준우승을 기록한 장하나는 상금랭킹 1위(1억7298만2216원)로 위안을 받았다.
김해림(24·넵스)과 전인지(19·하이트진로)가 합계 8언더파 208타를 쳐 공동 5위에 올랐고, 김효주(18·롯데)는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9위, 디펜딩 챔피언 김자영(22·LG)은 이날 1타를 잃으면서 합계 3언더파 213타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용인|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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