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동현(왼쪽에서 ). 스포츠동아DB
작년부터 수원전에만 4골 활약
‘제주킬러’가 제주를 살리는 ‘수원킬러’로.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서동현(28·사진)이 ‘멀티 골’ 원맨쇼를 선보였다. 서동현은 18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 원정에서 전반 15분과 전반 32분, 연속 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 2호골. 제주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수원은 서동현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약했던 친정팀. 서동현은 작년 3월에도 수원과 홈경기에서 시즌 첫 득점을 맛봤고, 9월에도 수원을 상대로 그물을 갈랐다. 이날 2득점 포함 수원을 상대로만 4골을 넣으며 ‘수원킬러’로 떠올랐다.
그러나 서동현은 수원 시절 ‘제주킬러’였다. 그는 2007년 제주를 상대로 시즌 첫 골을 뽑아낸 데 이어 2008년에도 역시 제주를 상대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특히 서동현은 2008년 고비 때마다 해결사로 투입돼 13골을 넣으며 ‘가뭄에 단비’와 같다는 뜻의 ‘레인메이커’란 별명을 얻었는데, 그해에만 제주를 상대로 4골을 넣었다. 제주 입장에서는 얄미운 공격수였다.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2009년부터 슬럼프에 빠진 서동현은 2010년 시즌 중반 강원FC로 트레이드됐고, 다시 작년에 제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한 때 자신의 좋은 먹잇감이었던 제주로 오게 될 줄 그도 몰랐다. 제주 박경훈 감독의 믿음 아래 서동현은 부활했다. 작년 12골3도움으로 2008년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출전을 못 하다가 4월부터 그라운드를 밟았고, 수원을 상대로 드디어 마수걸이 골을 기록하며 기지개를 활짝 폈다. 서동현은 수원 시절 ‘제주킬러’였고 제주에 와서는 ‘수원킬러’가 됐다. 변하지 않는 건 그가 여전히 팀이 위기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는 ‘레인메이커’라는 사실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