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류현진을 찾아라”

입력 2013-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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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보스턴·컵스 등 ML 5개구단 스카우트 목동구장 총출동

지난달 류현진 완봉승 효과…오승환 등 눈독


‘제2의 류현진을 잡아라!’

4일 삼성-넥센전이 열린 목동구장에는 메이저리그(ML)와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운집해 눈길을 모았다. 보스턴에선 에럴드 베이얼드 부사장이 스카우트와 함께 직접 목동구장을 찾았고, 디트로이트에선 케빈 후커 동북아시아 스카우트팀장을 파견했다. 미네소타와 텍사스, 시카고 컵스까지 포함해 ML 5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자리를 잡았다.

ML 스카우트들이 이처럼 특정 구장에 한꺼번에 몰려든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이 등판할 때마다 ML 스카우트들이 몰려든 이후 처음이다. 이날 목동구장에선 ML 스카우트뿐만 아니라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스카우트팀이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과연 이들은 누구를 보러 온 것일까. 스카우트들에게 ‘누구를 관찰하느냐’고 묻자 “특정 선수를 보러 온 것은 아니다.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들은 한결 같이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누구를 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우리의 일만 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스카우트에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는 역시 삼성 오승환(31)이라 할 수 있다.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 등 젊은 거포들도 관측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들은 프리에전트(FA) 자격을 얻기까지는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보스턴 스카우트에게 오승환에 대해 묻자 “올해 한국프로야구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긴 하지만, 해외 FA가 되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하지 않느냐”며 웃었다.

이들은 오승환이 올 시즌 후 해외에 나가기 위해선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시스템(공개입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규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이 지난 시즌 후 오승환에게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 필요하다”며 해외 진출을 만류한 터라, 올해 한국시리즈 3연패에 성공하면 대승적 차원에서 허락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처럼 이날 ML 스카우트들이 몰려든 것은 ‘류현진 효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29일 류현진이 LA 에인절스전에서 완봉승을 따내자 미국 언론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LA 타임스는 “올해의 발견”이라고 평했고, 류현진의 연봉과 흡연 문제를 꼬집었던 MLB닷컴의 켄 거닉 기자마저도 “류현진이 받는 6200만달러(약 690억원)가 헐값으로 보일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2의(Another) 류현진을 찾아라’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이날 ML 스카우트들이 오승환을 살피러 온 것이라면, 올 시즌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맹활약하자 한국 정상급 마무리투수인 오승환도 ML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오승환에게는 오릭스를 비롯한 일본 구단들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목동구장을 찾은 요미우리 스카우트는 “우리는 한국선수보다는 외국인선수들을 보러 왔다”면서 열흘 가량 한국에 머물 계획이라는 사실만 밝혔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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