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스포츠동아DB
롯데 불펜의 핵으로 불리는 정대현(35)이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대현은 6일 광주 KIA전에서 6-4로 앞선 7회 등판해 세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1안타 2사구를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밸런스가 무너진 듯 제 볼을 던지지 못했다. 아무리 무사 1·3루의 위기였다고 해도 정대현이라는 이름값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없는 결과였다. KIA 타자들마저 “저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놀랄 정도였다. 2일 사직 삼성전에서 0.2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숙인 뒤 연이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정대현은 5월 7경기에서 방어율 1.29, 6월 13경기에서 방어율 1.42를 기록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7월 들어 또다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듯 위태로운 구위를 보이고 있다. “정대현이 나이가 있어 예년만 못하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제구도 살아나고, 볼 끝의 힘도 좋아졌다”던 롯데 김시진 감독의 평가를 무색케 하는 결과다.
그나마 어디가 아프거나 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는 데, 롯데는 위안을 삼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7일 “마무리로 나설 때는 자신의 등판 타이밍에 맞춰 몸을 준비할 수 있는데, 중간으로 나서다보니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일시적 밸런스 붕괴일 뿐이다. 워낙 베테랑이라 다시 곧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의 불펜요원 중 우완은 김승회와 정대현뿐이다. 정대현이 곧 제 모습을 찾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13승7패로 6월 월간 성적 2위에 올랐던 롯데의 상승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롯데는 정대현의 부진 속에 7월 첫 주를 1승2패로 마쳤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