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진우가 30일 광주 삼성전 4회초 2사 2루서 박한이의 등 뒤로 초구를 던졌다. 빈볼을 의심한 박한이가 김진우에게 매서운 눈초리를 쐈고, 김진우가 대응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김진우는 이 사건 이후 볼넷과 2타점 2루타로 무너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회 홈런에 흔들…4회 박한이에 빈볼
벤치클리어링 후 흥분 안타 맞고 강판
장원삼은 4회 ‘득점후 실점’에도 침착
6이닝 3실점 …11번째 퀄리티스타트
서른 살 동갑내기인 삼성 장원삼과 KIA 김진우의 운명이 심리전에서 갈렸다. 장원삼과 김진우는 30일 광주에서 선발로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에 8승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해온 삼성은 이번 광주 원정 3연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1위를 확고히 지키고자 했고, 벼랑 끝에 선 6위 KIA는 ‘더 이상은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자세였다. 승리가 절실한 두 팀은 3연전 첫 날부터 에이스급 투수를 내세워 필승의지를 과시했다.
● 홈런에 흔들린 김진우, 벤치클리어링에 ‘와르르’
시즌 8승(4패)을 기록 중이던 김진우는 KIA의 ‘필승카드’. 팀의 기대 속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1회부터 타선의 지원사격(2득점)을 받았지만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3회 최형우에게 동점 2점홈런(시즌 21호)을 맞은 뒤 그의 표정에선 짙은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이 아쉬움은 4회 악몽을 초래했다. 채태인, 박석민에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뒤 후속타자 강명구를 맞아 전력투구를 했으나, 힘에 밀린 타구가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며 2타점 적시타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정병곤에게까지 빗맞은 내야안타를 허용해 추가로 1실점했다.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5로 뒤진 2사 2루서 박한이에게 던진 초구가 등 뒤로 날아갔다. 빈볼을 의심한 박한이의 시선이 김진우에게로 향했고, 김진우도 맞대응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가뜩이나 실점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김진우는 벤치클리어링 이후로도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형우에게 다시 2타점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3.2이닝 9안타 7실점.
5경기 4승을 기록한 장원삼의 상승세는 30일 광주 KIA전에서도 이어졌다. 장원삼은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9승째를 수확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홈런쯤이야…’, 침착했던 장원삼
최근 5경기에서 1차례 완투승을 포함해 4승을 수확했던 장원삼도 삼성의 ‘믿는 구석’이었다. 장원삼 역시 시작은 좋지 않았다. 광주의 무더운 날씨 탓인지 볼의 위력이 이전 같지 않았고, 1회부터 2점을 헌납했다. 7-2로 앞선 4회말에는 KIA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좌월1점홈런(시즌 14호)을 맞았다. 담장 너머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는 장원삼의 표정에서도 실투에 대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득점 직후 실점’이라는 좋지 않은 상황을 맞이했지만, 장원삼은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6개의 공만으로 간단하게 4회말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고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장원삼은 이후 실점 없이 6이닝을 버티며 임무를 다했다. 장원삼의 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광주|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