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섹시 이미지요? 제가 그런 깜냥 되나요”

입력 2013-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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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의 13곡이 담긴 3집 ‘모던 타임즈’에는 한층 어른스러워진 아이유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특히 양희은, 최백호 등 선배 가수들과 함께한 작업에선 세대를 뛰어 넘는 진정성과 성숙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사진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 새 앨범 ‘모던 타임즈’로 숙녀선언

1년5개월 만에 3집…소녀에서 숙녀로
“섹시 표현? 나처럼 안되는 사람도 있어
변신 자체가 안 어색한 가수가 돼야죠”

다양한 장르…어른스러운 음악도 많아
양희은·최백호 선배가수들과의 협업도


“섹시 이미지요? 제가 그런 깜냥이 되나요. 하하.”

아이유(20)는 1년5개월 만의 새 앨범인 3집 ‘모던 타임즈’에서 한층 성숙한 이미지를 풍긴다. 수록곡 ‘입술사이(50cm)’나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야릇하고 끈적이는” 노랫말과 창법으로 여성스런 모습을 보이고, 재킷 이미지에서도 속이 비치는 의상과 진한 색조화장으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풍긴다. ‘좋은 날’ ‘너랑 나’에서 보였던 발랄한 소녀 이미지에 반하는 아이유의 도발이다. ‘성숙해졌다’는 평가에 아이유는 웃음부터 터트렸다.

“프로듀서(조영철)는, 오랜만의 컴백이고 이미지 변신도 필요하다고 해서, 섹시 이미지를 의도했지만, 전 그다지 그렇게 (섹시한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섹시’ 이미지를 노린 것도 아니고, 내가 그럴 깜냥도 안 된다.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섹시함의 표현이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안되는 (나 같은)사람도 있다. 하하.”

아이유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모던 타임즈’에는 ‘어른스러운’ 음악이 많다. 스윙재즈, 집시 음악, 라틴 재즈, 보사노바 등 또래 아이돌 가수가 표현하기 어려운 장르를 시도했으며, 수록곡 13곡의 장르가 모두 다를 만큼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빨간구두’에서 착안한 타이틀곡 ‘분홍신’은 1930년대 빅밴드 스윙 사운드다. 아이유는 9개월간 녹음작업을 하면서 1930년대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틈틈이 그 시대의 흑백영화나 무성영화들을 찾아봤다고 한다. 장르가 다양해 ‘앨범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이유는 “들어서 좋은 음악을 고루 담았다”고 했다. 친근한 여동생 이미지를 원했던 팬들은 이질감이 느껴질 법하지만 아이유는 긍정적이다.

“점점 더 대중이 예상하지 못한 것을 해보고 싶다. 처음엔 좀 어색하겠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변신 자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보사노바, 집시 재즈, 스윙 재즈 등은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음악들이 좋다는 건 안다. 좋은 음악은 대중들이 좋게 들어주시지 않을까.”


양희은, 최백호 두 ‘거장’과의 협업은 아이유를 더욱 성장하게 했다. 두 사람은 각각 ‘한낮의 꿈’ ‘아이야 나랑 걷자’에 피처링 가수로 참여했다. 아이유는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음악가의 길을 보여주셨지만, 같이 작업하는 그 자체만으로 많이 배웠다”고 감격해했다. 또한 가인과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함께 부르고, 종현(샤이니)이 작사, 작곡한 ‘우울시계’도 함께 부르면서 “또래와의 작업에서는 또 다른 배움이 있었다”고 했다.

“다른 뮤지션과 대화를 통해 얻는 것이 많다. 앞으로도 여러 다양한 뮤지션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배우고 싶다. 양희은, 최백호 선생님과 작업에서는 충격을 많이 받았다. ‘노래에 대한 진정성을 담아라’는 말, 그 말이 나를 더 일깨웠다. ‘진정성’이란 말이 나를 더욱 고민하게 했다.”

자작곡 ‘싫은 날’과 ‘보이스 메일’을 통해서도 음악적 성숙함을 보여준다. ‘싫은 날’은 연습생 시절의 고단함이 건반과 현악의 서정 속에 그려지고, ‘보이스 메일’은 10대의 풋사랑이 소박하고 따뜻한 팝 발라드로 표현됐다.

아이유는 지난 공백 동안 KBS 2TV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했다. “6개월간 드라마 촬영하며 몸은 좀 피곤했지만, 즐거웠고 얻은 것도 많았다”는 아이유는 “불러주는 곳이면 다 찾아가겠다”며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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