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욱(왼쪽)과 지동원이 홍명보호에서 박주영의 부진을 만회하고 확실한 원 톱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동아DB
■ 태극전사 우리는 라이벌…김신욱 vs 지동원
김신욱 ‘소속팀 활약’ 홍명보 감독 원칙 부합
지동원은 최근 선덜랜드 출전 기회 보장 탄력
대표팀 홍명보호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는 원 톱이다. 과거 한국축구의 최전방을 든든하게 책임져온 박주영(29·아스널)이 부진하자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홍 감독과 대면이 이뤄질 때마다 취재진은 박주영 문제를 계속 거론한다.
홍 감독은 최근 신년 인터뷰에서도 고민을 털어놓았다. “골 결정력이 아쉽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홍 감독은 “1월 유럽축구 선수이적시장을 보겠다. 팀을 옮겨 실전에 나가면 본인도, 대표팀도 좋은 일이다. 현재 상황에서 6월까지 벤치에만 있으면 (올림픽에 뽑았던) 2012런던올림픽 때와 다른 상황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홍 감독이 전혀 다른 선수를 고려하는 것도 아니다. 홍 감독은 새로운 공격수를 선발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3월 K리그 개막 후 매 경기당 한 골씩 기록하는 선수가 나오면 모를까, 새 얼굴이 나타나는 건 쉽지 않다.”
결국 기존 멤버들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김신욱(26·울산 현대)과 지동원(23·선덜랜드)에게 시선이 쏠린다. 다용도 카드 이근호(상주 상무)를 배제했을 때 둘은 유력한 최전방 카드다. 지동원은 측면(윙 포워드)도 포진할 수 있지만 187cm 신장의 그에게 측면은 아무래도 ‘맞는 옷’이 아니다.
일단 경쟁에서 앞선 쪽은 김신욱이다. 신장 197.5cm의 그는 작년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을 휘저었다. 19골6도움으로 소속 팀 울산의 준우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상복도 터졌다. 프로축구연맹 최우수선수(MVP)와 동아스포츠대상을 수상했다. 소속 팀 활약이 대표팀 선발 기준이 된다는 홍 감독의 원칙에 가장 근접한 이가 김신욱이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임팩트를 남겼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때 ‘공중볼에만 익숙하다’는 전제가 깔린 “경기 종료를 얼마 안 남기고 우리 전술을 상대에 공개하는 건 치명적이다”라는 홍 감독의 혹평을 받은 그는 절치부심 끝에 다시 신뢰를 회복했다. 머리와 발 모두 강한 공격수가 됐다. 작년 11월 러시아 평가전(1-2 한국 패)에서도 골 맛을 보며 진가를 입증했고, 다가올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반면 지동원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최근 선덜랜드에서 몇 경기에 나섰으나 골게터로서 경쟁력은 보이지 못한다. 물론 팀 내 존재감이 전무한 박주영보다 낫지만 변화가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독일 분데스리가를 중심으로 이적설이 흘러나왔다는 점, 그저 붙잡아놓기 위한 ‘립 서비스’ 차원인지는 몰라도 선덜랜드가 지속적인 기회 보장을 운운한다는 사실이다. 출전 기회가 많이 주어지면 지동원에겐 큰 힘이 된다.
홍명보호는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활용한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엔트리는 골키퍼 3명을 제외하고 20명. 결국 포지션 마다 많아야 2명이다. 과연 누가 웃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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