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이관·진천 배치 등 문체부 장관 승인
‘한국스포츠개발원’으로 변경…원기능 약화 우려
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이 조직개편안 때문에 뒤숭숭하다. KISS는 1980년 스포츠과학연구소로 출범한 이후 34년간 엘리트 경기력 향상 연구와 국가대표 현장지원, 체육지도자 양성이라는 3대 핵심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는 박태환(수영)과 장미란(역도)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경기력 향상으로 연결됐다. KISS는 체육정책 연구 기능 등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KISS 개편안을 요약하면, KISS의 스포츠과학 기능 전반을 대한체육회로 이관시켜 진천선수촌으로 보내고, 스포츠산업진흥 기능을 KISS에 붙인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KISS 내에 스포츠산업진흥센터를 신설하고, KISS의 명칭을 한국스포츠개발원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4일 “이미 1월 29일 KISS 조직개편안이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KISS는 “개편안으로 인해 KISS의 연구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문체부는 KISS 산하 스포츠과학연구실을 현장지원 위주의 스포츠과학실로 개편하고, 진천선수촌에 주기능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KISS 관계자는 “진천선수촌에는 연구와 지도자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일본스포츠과학연구소의 사례에서 보듯 연구와 지도자 교육이 없는 현장지원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진천 지원 문제는 분원 설치 등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KISS의 ‘연구-지원-교육’ 삼각시스템은 다른 나라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사례다.
KISS는 “KISS가 한시적으로 스포츠산업 육성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별도의 스포츠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문화 영역에선 부문별로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예술교육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별도의 진흥원이 존재한다.
한편 KISS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원도 시작됐다. 문화연대는 4일 성명서를 통해 “KISS의 명칭과 주요 기능은 독립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