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선수층에 살인 일정…‘이중고’ 포항, 목이 탄다

입력 2014-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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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달 5경기 남아…4월에도 中 원정 포함 8경기

지난해 2관왕(정규리그, FA컵)의 위업을 달성한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국내 대회는 물론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섰다. 대부분 팀들이 정규리그 개막전을 이제 갓 마친데 반해 포항은 챔스리그 2경기를 포함해 벌써 3경기나 치렀다. 정상적인 전력을 오롯이 갖추고 있어도 쉽지 않은데 짧게는 사흘, 길게는 나흘 간격으로 치러질 살인 스케줄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포항은 경영 악화에 놓인 모기업(포스코) 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도시민구단조차 활용하는 외국인 선수는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있는 전력마저 이탈했다. 이중, 삼중고다. 포항 황선홍 감독(사진)은 “3월과 4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올해 전체 흐름이 걸렸다”고 내다봤다.

당장 3월부터 혹독하다.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챔스리그 E조 예선 2라운드 원정을 끝낸 현 시점에서 5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그나마 이 가운데 3경기가 안방에서 열리는 점 정도가 위안거리다. 포항은 15일 부산아이파크 원정을 갖고, 18일 산둥 루넝(중국)을 홈으로 불러 챔스리그 예선 3라운드를 치른다. 이어 22일 수원삼성과 안방에서 격돌한다. 26일과 29일은 각각 전북 현대(원정), 상주 상무(홈)와 릴레이 매치다.

4월은 더 괴로워진다. 4월2일 산둥 루넝 원정을 시작으로 무려 8경기가 기다린다. 4월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승부를 마친 이후에나 6∼7일의 간격이 보장돼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데, 이것 또한 포항이 챔스리그 16강에 오르면 휴식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대회 16강 1라운드는 5월6∼7일, 2라운드는 13∼14일 열린다. 축구계 입장에서는 한 팀이라도 더 상위 라운드 진출을 바라고 있지만 구단의 속내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국내 팀들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은 차치하고도 차라리 해외 원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편이 다음을 준비하는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원정 선수단 구성부터 형편의 차이를 보인다. 과감하게 전력을 보강한 전북은 일부 주축을 남기고 멜버른 빅토리(호주) 원정에 갈 수 있었으나 포항은 그럴 수 없다. 챔스리그 등록 엔트리 중 핵심 멤버 18명이 고스란히 해외와 국내를 정신없이 바쁘게 누벼야 한다. 한 번 전열이 짜여지면 적어도 3∼4경기씩 소화해줘야 한다는 게 황 감독의 생각이다. 포항 관계자는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브라질월드컵으로 인해 일정이 훨씬 타이트하다. 챔스리그 출전 팀들의 부담이 엄청나다”며 고개를 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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