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6만 관중 “이기고 돌아오라” 뜨거운 함성

입력 2014-05-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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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의 국내 최종 평가전을 마친 뒤 2014브라질월드컵 출정식을 열었다. 축구대표팀은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가 담금질을 이어갈 계획이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najjun

전력 노출 꺼린 홍명보감독
등번호 바꾸고 이름도 지워
박지성도 경기장 찾아 응원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온통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이는 월드컵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월드컵 시즌에는 개막 1∼2개월 전부터 많은 매체와 브랜드가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춘 마케팅을 펼치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월드컵 열기가 좀처럼 고조되지 않고 있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튀니지의 평가전은 잠잠했던 월드컵 열기에 불을 지핀 터닝 포인트였다. 이날 경기 결과를 떠나 ‘홍명보호’의 장도를 성원하는 함성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메아리쳤다.


● ‘마케팅 열기’로 후끈했던 장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은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국내서 마지막 경기 겸 출정식을 치르는 ‘홍명보호’를 보기 위한 팬들로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2∼3시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표팀 스폰서인 kt, 나이키, 코카콜라, 하나은행 등은 경기장 앞에 부스를 마련해 각종 이벤트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스폰서를 제외한 기업들은 월드컵 공식 로고는 물론 월드컵이라는 단어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스폰서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분위기를 냈다. kt는 여러 팬들과 함께 플래시몹 이벤트를 펼쳤고, 나이키는 국가대표 유니폼 구입 시 이름과 등번호 마킹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들과 함께 유니폼을 맞춰 입은 가족들이나 커플들이 이벤트에 참여해 추억을 담았다. 또 프로젝트 그룹 더 프렌즈(김형중·이장우·조성민)는 특설무대에서 월드컵 공식 응원가를 부르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경기장 주변도로는 정체현상을 빚었으며 전철역 출입구도 축구팬들로 잔뜩 붐볐다.


● ‘월드컵 리허설’로 뜨거워진 장내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5만7112명. 하루 전인 27일 약 4만7000여장의 입장권이 예매되면서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 5만7112명의 관중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원정길에 오르는 선수들을 위해 열띤 응원을 펼치며 기를 불어넣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33)도 경기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대표팀 주장 구자철은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된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대장정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경기장 안에서 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둔 ‘리허설’에 집중했다.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팀의 모든 것을 튀니지전에 노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력 노출을 꺼린 홍명보(45) 감독은 이날 경기에 기성용, 구자철, 박주영, 이청용 등 베스트 11을 모두 투입하면서도 전략과 선수노출 최소화를 위해 등번호를 바꾸는 방법을 택했다. 이날 기성용(16번)은 6번, 박주영(10번)은 18번, 손흥민(9번)은 11번, 구자철(13번)은 16번 유니폼을 착용하는 등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등록된 것과 다른 등번호를 달고 나왔다. 유니폼에는 선수들의 이름도 새겨지지 않았다.


상암|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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