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브라질] 홍명보 감독 “타이밍 싸움이 러시아전 해답”

입력 2014-06-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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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동아일보DB

홍명보호, 볼 주고받는 타이밍 포착 집중 훈련
활동량·패스 템포 높여 러시아 조직 분열 노려
골키퍼에도 “공격수보다 먼저 반응하라” 주문

그토록 기다려왔던 2014브라질월드컵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임박했다. 한국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동토의 제왕’ 러시아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조별리그(H조) 1차전을 치른다.

서로가 서로를 반드시 잡아야 할 끝장 승부다. 상대가 누구든, 첫 판을 이겨야만 확률상 16강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12년 전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러시아와 만나게 돼 유감스럽다”고 했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한국은 항상 유력한 예선 탈락 후보였다. 4강 신화를 써도, 16강에 올라도 기껏해야 ‘다크호스’로만 분류되곤 했다.

정해진 답은 없다. 또 현 시점에서 따로 준비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다. 잘할 수 있는 것, 준비해온 것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것만이 당면과제다.

한국축구는 전통적으로 빠르고 끈끈했다.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진영 구석구석을 파고들곤 했다. 러시아전에서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힘 좋고 조직력이 탄탄한 러시아도 엄청난 활동량 앞에선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많이 뛰면서 볼을 주고받는 템포를 빨리해 러시아를 무너뜨리는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타이밍 싸움’에서 러시아를 압도할 필요가 있다. 쿠이아바에 입성하기 전까지 대표팀이 머문 베이스캠프인 포스 두 이구아수의 훈련장 플라멩고 스타디움에서 태극전사들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이밍’을 강조하는 외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태극전사들의 훈련 장면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했다.

“여러분, 이동할 타이밍을 잡아!” “볼을 받고, 넘길 타이밍을 잘 찾아!” “공격을 전개할 타이밍을 잘 포착해!” “볼을 잡아야 할 타이밍에선 (곁의 동료들이) 함께 움직여!”

김태영, 박건하 코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직접 조정해주며 훈련에 동참했다. 대개 기성용(선덜랜드)이 공격과 수비 연결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지만, 때로는 루트를 바꾸면서 다양한 돌파구 개척을 꾀했다.

대표팀은 브라질에 입성한 이후 줄곧 러시아전에 ‘올인’해왔다. 피지컬과 전술을 겸한 팀 훈련,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개인훈련 전후로 틈 날 때마다 상대국의 경기 동영상 편집본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당시 유럽으로 건너가 러시아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돌아온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의 자료들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에도 열을 올렸다.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동료들과 어떻게 호흡해야 할지 등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필드플레이어들에게만 ‘타이밍’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골키퍼들에게도 타이밍과의 싸움이 핵심이었다. 정성룡(수원)-김승규(울산)-이범영(부산)을 혹독하게 조련하고 있는 김봉수 골키퍼 코치도 “공격수보다 먼저 반응하라”, “타이밍을 공을 잡은 상대에게 빼앗기지 말라”, “(볼을 잡은 뒤) 최대한 빨리 움직여라” 등의 외침으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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