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Rewind] 후반 과감한 전술 변화…네덜란드 역전승 이끌었다

입력 2014-07-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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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후반 3분 선제골 내주고 4백으로 전술 변화
공격 루트 다양화…후반 대역전승 밑거름
멕시코 오초아 선방…16강 탈락 불구 영웅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꺾고 8강에 올랐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간) 포르탈레자에서 벌어진 멕시코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그리스를 승부차기 끝에 따돌린 코스타리카와 6일 오전 5시 사우바도르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 네덜란드, 과감한 수비 변화로 공격의 활로를 뚫다!

멕시코가 네덜란드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내용 자체는 박진감 넘치지 않았지만, 전체적 흐름을 살펴보면 흥미로웠다. 후반 3분 조바니 도스 산토스(25·비야레알)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등 줄곧 고전하던 네덜란드는 후반 11분 멤피스 데파이(20·아인트호벤)를 투입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줬고, 이것이 적중했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4백 시스템을 선호한다. 그러나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은 전체적으로 중앙수비를 두껍게 하는 3백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는 아르연 로벤(30·바이에른 뮌헨),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공간 침투와 속공에 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하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날 3백 시스템의 완성도는 높지 않았다. 판 할 감독이 데파이를 투입한 이후 3백 대신 4백으로 전술을 바꾼 이유다. 3백을 쓰면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4백으로 전환해 시의적절하게 공격 루트를 더욱 다양화했고, 이것이 후반 대역전승의 밑거름이 됐다.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 가능한 변화였지만, 인상적이라고 보기에 충분했다. 멕시코는 네덜란드의 전술 변화에 당황했다.


● 조직력 돋보인 멕시코의 선전

멕시코는 비록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16강에 오른 경쟁국들과 달리 멕시코에는 세계적으로 지명도 높은 선수들의 수가 적다.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굉장히 조직적으로 준비를 잘했다는 인상을 줬다. 개인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조직적인 팀 플레이로 상대를 파괴하는, 끈끈한 팀 컬러를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3백 시스템을 활용하다 순간적으로 5백 시스템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모습 등은 조직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조직력뿐 아니라 체력에서도 멕시코의 힘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29·아작시오)의 연이은 선방이었다.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더불어 최후방 수비수로서 동료들을 리드하는 모습에서도 수준급 골키퍼임을 입증했다. 골키퍼는 기본적으로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고, 슈퍼세이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오초아 같은 골키퍼를 갖고 있는 멕시코의 행운이 부럽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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