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아르연 로벤(오른쪽). ⓒGettyimages멀티비츠
美 ESPN “두명의 최고가 4강서 만났다”
디 마리아·판 페르시 변수 속 맞대결 분석
골은 메시가 한수위…경기력·데이터 팽팽
히딩크 “메시가 있다면 우린 로벤이 있다”
스포츠에서 팀, 또는 스타간의 라이벌 구도는 시대와 종목을 막론하고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축구에선 세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그러나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이 라이벌 관계의 균형이 깨졌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4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준결승까지 이끈 반면, 호날두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메시의 FC바르셀로나 팀 동료이자, 브라질의 간판스타인 네이마르(22)가 라이벌로 급부상했지만, 그마저도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해 남은 2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브라질월드컵은 메시의 ‘독무대’가 되는 듯했다.
● 메시의 라이벌은 호날두&네이마르만이 아니다!
8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준결승에서 격돌하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전력을 비교하면서 “최고 수준의 선수 2명이 4강 토너먼트에서 만났다. 브라질에서 메시의 라이벌은 호날두가 아니다. 바로 아르연 로벤(30·바이에른 뮌헨)이다”라며 메시와 로벤의 맞대결을 키포인트로 꼽았다. ESPN은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부상을 당한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디 마리아가 결장할 경우, 메시는 디 마리아의 폭넓은 활동공간까지 커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로벤 역시 스트라이커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6강 토너먼트부터 컨디션이 뚝 떨어지면서 공격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곧 메시와 로벤의 공격비중이 더욱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 히딩크 감독 “메시? 우리에게는 로벤이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로벤(3골·1도움)은 비록 골에선 4골을 넣은 메시에 뒤지고 있지만, 그가 보여준 경기력과 데이터는 메시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로벤은 이번 대회에서 17번 슛을 날렸는데, 그 중 16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이는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22·AS모나코)와 함께 토너먼트 진출 선수 중 최고 수치다. 또 경기당 5회의 드리블 돌파, 3회의 찬스 메이킹, 4.2회의 파울 유도를 기록했다.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선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8회의 드리블 돌파와 파울 유도, 4번의 찬스 메이킹으로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번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 거스 히딩크(68) 감독은 네덜란드 언론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메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로벤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오렌지군단’ 사령탑이었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 감독은 “로벤의 몸 상태는 4년 전보다 더 좋다. 지금 당장은 메시보다 로벤이 낫다”고 칭찬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