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벤치 지킨 네이마르도 눈물…충격의 브라질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굴욕 앞에 브라질은 할 말을 잊었다.
자국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참패를 당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간)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3·4위전에서도 0-3으로 져 완전히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이는 상상할 수 없었던 최악의 결과다. 경기 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던 브라질 선수들은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참담’, ‘비통’ 등의 단어를 사용해가며 안타까워했다.
공격수 오스카(첼시)는 “할 말이 없다. 3위라도 해서 자존심을 지켰다면 좋았겠지만 우린 그것마저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고, 미드필더 하미레스(첼시)도 “슬픔뿐이다. 내가 계속 축구를 하는 동안 영원히 괴롭힐 것 같다. 특히 독일전은 평생 기억될 것 같다. 국민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8강전까지 4실점으로 든든하게 골문을 지켰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10실점을 한 골키퍼 세자르(토론토)도 “브라질 축구에 너무 불명예스러운 순간”이라며 가슴을 쳤다.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척추 부상을 당해 벤치에서 동료들의 참패를 지켜본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는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계속 목격됐다.
연이은 참사에 브라질 언론은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반응을 계속 전했고, 세계 곳곳에서 브라질을 응원하던 팬들의 사망 소식까지 전해졌다. 물론 브라질 정부가 계획했던 ‘월드컵을 통한 대국민 화합’도 산산조각이 났다. 월드컵을 개최하느라 부족해진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는 등 무리한 정부 정책에 대항했던 반대시위도 자국 대표팀의 참패를 기점으로 다시 본격화되는 등 브라질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