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이수지 “악플쓰는 안티팬들 마이너스 백점!”

입력 2014-08-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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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새로운 인기 코너 ‘선배, 선배!’의 주역 정명훈(왼쪽)과 이수지. 후배들과 격 없이 지내는 정명훈과 애교 많은 이수지의 평소 모습은 이 코너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개그콘서트 ‘선배, 선배!’ 정명훈&이수지

무심한 정명훈·애교만점 이수지
또∼하 등 유행어 가득 인기만발

과장된 애교 연기에 안티팬 양산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 받을 때도”


“나? 개콘대학교 14학번 이수지! 난 개대의 여신이 될 거야∼. 꺄르르 꺄르르.”

‘퀸카’를 꿈꾸는 이수지(29)와 그런 후배에게 극단의 무심함을 보여주는 복학생 선배 정명훈(35). 두 사람의 ‘극과 극’ 캐릭터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룬 KBS 2TV ‘개그콘서트’의 ‘선배, 선배!’가 일요일 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대세’ 개그맨임을 증명하듯 정명훈과 이수지는 1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각각 시타와 시구를 맡아 야구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와 함께 곳곳에서 들려오는 ‘또∼하’ ‘아이고, 의미 없다’ ‘선배 마이너스 백점’ 등 코너 속 유행어가 들릴 때면 신기하면서도 내심 뿌듯함을 느낀다.

‘선배, 선배!’는 평소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정명훈의 ‘관찰’에서 탄생한 코너다. KBS 희극인실에서 애교 많기로 유명한 이수지의 모습과 여자 후배들에게 무심한 듯 툭툭 말을 내뱉기로 소문난 정명훈의 일상적인 캐릭터가 그대로 녹아있다.

정명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가 나에게 호감을 보이면 아무래도 대답을 건성건성 하게 되지 않나. 예를 들어 교정기를 낀 여자가 ‘오빠 나 교정 끝나면 우리 사귀자’라고 한다면 ‘너 교정 끝나면 내가 교정 할거야’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평소에 오나미나 박지선에게 그런 장난을 많이 치고는 했는데 그게 코너의 소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 ‘선배, 선배!’ 한 장면. 사진출처|‘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뛰어난 캐릭터 연기로 선배들 사이에서 ‘에이스’라 평가 받는 이수지는 정명훈이 코너를 구상하고 있을 당시 ‘황해’에 출연 중이었지만 폐지 후 곧바로 ‘선배, 선배!’로 스카우트 됐다. 덕분에 ‘황해’에서 얻은 투박스러운 조선족 아줌마에서 애교 많고 귀여운 여대생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끔 개그를 개그로 보지 않는 일부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수지는 “‘황해’와는 달리 ‘선배, 선배!’에서는 귀여운 척하고, 과장된 애교 연기를 해서인지 안티 팬들이 많이 생겨났다”면서 “사람인지라 상처도 받고 의욕을 잃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데뷔 14년차의 정명훈은 “시청자게시판 안 본 지는 이미 오래 됐다. 오히려 나는 ‘개그콘서트’ 녹화를 즐겁게 보고 간 방청객들의 반응을 SNS로 접한다”고 조언했다.

2001년 데뷔한 정명훈은 ‘개그콘서트’에서 박성호, 김대희, 김준호 다음으로 서열 4위다. 그동안 ‘주먹이 운다’의 바보 명훈이, ‘키컸으면’의 키 작은 명훈이,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의 응큼한 명훈이 등 코너 마다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무대에 오른 경험만큼이나 아이디어 회의에도 나름의 철학이 있다. 코너를 짜는 개그맨이 즐거워야 시청자들도 즐겁다는 것이다.

정명훈은 “코너를 구상하는 개그맨들이 어렵고 힘들면 무대에 올라가도 자신감이 줄어든다. 지금까지 잘 된 코너들을 돌아보면 우리가 즐길 수 있어야 시청자들도 더 많이 웃게 된다. ‘선배, 선배!’도 아이디어 회의가 참 쉽고 재미있다”고 인기의 비결을 설명했다.

4월13일 처음으로 코너를 선보인 뒤 4개월 째 순항 중인 ‘선배, 선배!’ 팀은 연말까지 코너의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정명훈은 “지난해 이수지가 ‘황해’로 신인상을 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올해는 ‘개대 여신’에서 ‘국민 여신’으로 거듭나서 연말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후배의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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