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사직서도 터졌다… 롯데전 120m짜리 대형포 ‘시즌 37호’

입력 2014-08-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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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가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초 중월 솔로홈런을 날린 뒤 위풍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시즌 37호 홈런으로 지난해 자신이 작성했던 개인 시즌 최다홈런과 타이기록을 세운 박병호는 이제 개인 신기록을 향해 달린다. 시즌 40호를 넘어 50호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넥센 박병호가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초 중월 솔로홈런을 날린 뒤 위풍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시즌 37호 홈런으로 지난해 자신이 작성했던 개인 시즌 최다홈런과 타이기록을 세운 박병호는 이제 개인 신기록을 향해 달린다. 시즌 40호를 넘어 50호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롯데전 비거리 120m짜리 대형포 ‘시즌 37호’
전구단 상대 홈런…개인시즌 최다 홈런 타이

대망의 40홈런 -3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 스윙 궤적의 마지막 동작처럼 방망이를 멋지게 던졌다. 타구는 쭉쭉 뻗어갔고, 사직구장의 가장 깊숙한, 좌중간 118m라고 적힌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28)가 역대급 홈런타자의 증명인 40홈런을 향한 착실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박병호는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4-1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3B-2S 풀 카운트에서 시속 122km짜리 커브를 잡아당겨 시즌 37호 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으로 그는 단일시즌 커리어하이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는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제 개인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이 눈앞이고, 대망의 40홈런도 시간문제다.

한때 40홈런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고지처럼 여겨졌다. 한화 장종훈이 1992년 41홈런을 쳤을 때 센세이션은 굉장했다. 실제 용병타자들이 수입된 1998년(두산 타이론 우즈 42홈런)까지 40홈런은 장종훈 외에 없었다.

그러다 이승엽이라는 역사적 타자의 등장으로 40홈런은 물론 까마득하게 보이던 50홈런까지 정복됐다. 이승엽은 우즈를 비롯해 한화 로마이어, 삼성 스미스, 해태 샌더스, SK 페르난데스와의 치열한 홈런 경쟁 속에 3차례(1999년 54홈런, 2002년 47홈런, 2003년 56홈런)나 40홈런을 돌파했다. 이승엽의 당대의 라이벌 심정수(현대)도 2002∼2003년 연속으로 40홈런(46홈런, 53홈런)을 넘겼다. SK 박경완도 40홈런으로 2000년 홈런왕에 올랐다. 이승엽이 2004년부터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로 이적하면서 거짓말처럼 홈런의 시대도 종말을 고했다.

이후 40홈런을 넘긴 타자는 2010년 롯데 이대호(현 소프트뱅크)의 44홈런이 유일했다. 장종훈∼이승엽∼이대호로 관통하는 홈런왕의 계보를 이제 박병호가 잇는다. 지난해와 올해 박병호가 기록한 37홈런은 2010년 이대호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단일 시즌 홈런이다. 게다가 올해 박병호의 시즌은 아직 30경기 이상 남아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올 시즌 49홈런이 가능해 향후 홈런 생산 속도에 따라 50홈런 돌파도 꿈이 아니다.

박병호는 12일 홈런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도 달성했다. 다른 구단 상대로는 3홈런 이상을 모두 올렸는데 유독 롯데전 홈런이 없었다. 사직구장 대형포로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올 시즌 박병호가 뛴 구장 중 홈런이 없는 곳은 한화의 제2구장인 청주(3경기 0홈런)가 유일하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20승을 노리는 에이스 밴헤켄, 최고 유격수 강정호, 200안타에 도전하는 서건창과 홈런왕 박병호까지 4명의 MVP 후보를 놓고, ‘즐거운’ 고민을 했다. 염 감독은 밴헤켄에게 약간 무게를 실어줬지만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를 보노라면 3년 연속 MVP를 받아도 전혀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3년 연속 MVP 수상은 이승엽(2001∼2003년)밖에 없다


“전구단 홈런, 내게는 단지 1개의 홈런일뿐”


● 넥센 박병호=오늘 전 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쳤는데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단지 1개의 홈런일 뿐이다. 앞으로 40홈런까지 3개 남았는데 홈런수를 세어가며 치지는 않겠다. 팀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개인기록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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