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2014년 아시아그랑프리 리커브 남자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남자양궁대표팀. 왼쪽부터 최승실 코치, 오진혁(현대제철), 구본찬(안동대), 김우진(청주시청), 이승윤(코오롱), 김성훈(국군체육부대) 감독. 한국남자양궁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9연패에 도전한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亞그랑프리 리커브 2관왕 교과서적 자세 장점
오진혁 이승윤 김우진 등 호화 멤버 똘똘 뭉쳐
경험 적은 신예까지 우승 과녁을 명중했다. 남자양궁대표팀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금빛 전망을 밝히고 있다. 구본찬(21·안동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아그랑프리 리커브 남자개인전 결승에서 궈청웨이(대만)를 세트 점수 6-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남자양궁은 13일 김우진(22·청주시청)-구본찬-오진혁(33·현대제철)이 출전한 단체전에서도 인도를 6-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찬은 대회 2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 ‘신예’ 구본찬, 솔직함이 가장 큰 심리적 무기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구본찬의 재발견이다. 남자양궁대표팀은 2012런던올림픽 남자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2013안탈리아세계선수권 남자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이승윤(19·코오롱),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2관왕 김우진 등 호화 멤버로 구성돼 있다. 남자대표팀의 막내는 이승윤이지만, 실질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적은 선수는 구본찬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대회에 한번도 출전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4월 끝난 2014국가대표평가전에서 오진혁에 이어 2위로 아시안게임 출전 티켓을 따내며 파란을 일으켰다.
구본찬은 기술적으론 교과서적인 자세를 갖고 있어 큰 실수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리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양궁대표팀 장영술(54·현대제철) 총감독은 “(구)본찬이는 긍정적이고 밝은데다가 솔직하다. 솔직함은 심리적으로 큰 무기가 된다. 자신의 긴장감을 감추고 강한 척을 하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대화로 푸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그랑프리에서의 성공으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신감까지 수확하는 성과까지 얻었다.
● 신뢰로 똘똘 뭉친 남자대표팀, AG 단체전 9연패 도전
한국양궁은 2006년 도하대회와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리커브 남녀 개인·단체에 걸린 4개씩의 금메달을 석권했다. 특히 남자양궁 단체전의 아시안게임 우승 신화는 3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 1982년 뉴델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광저우대회까지 8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이는 ‘세계 최강’ 한국여자양궁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여자양궁은 뉴델리대회부터 광저우대회까지 단 한 차례(1994년 히로시마대회·동메달)를 제외하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남자양궁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9연패에 도전한다. 이들의 가장 큰 강점은 서로에 대한 신뢰로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다. 단체전에선 동료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중압감이 줄어든다. 장영술 총감독은 “맏형 (오)진혁이가 뒤(3번째)에서 든든히 버텨주니, 후배들 입장에선 ‘내가 못 쏴도 진혁이 형이 만회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자단체전에선 최근 인도(세계랭킹 4위)와 일본(6위) 등 아시아권이 강세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는 역시 대한민국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