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40홈런 ‘위대한 탄생’

입력 2014-08-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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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토종타자 6번째…거포 계보 잇다

LG전 1회말 장외투런 역대 14번째 40호
2010년 이대호 이후 4년만에 대기록 달성
26경기 남아 역대 3번째 50홈런도 가능

넥센 박병호(29)가 마침내 거포의 상징인 40홈런 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한 시즌 40홈런 기록은 한국프로야구 사상 14번째이자 2010년 롯데 이대호 이후 4년 만이다.

박병호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LG전에서 1회말 장쾌한 우월 장외포로 시즌 40홈런 이정표를 세웠다. 2사 3루서 상대 선발투수 류제국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시속 143km)를 통타해 2점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15m. 스트라이크존에서 한참 낮은 공을 후려쳐 거의 직선으로 장외로 넘겨버렸다. 이날 목동경기 해설을 맡은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사실은 저 타이밍의 스윙에서 홈런이 나올 수는 없다. 그것도 살짝 넘어간 것도 아니고…”라며 박병호의 괴력에 감탄사를 터뜨렸다. 박병호의 올 시즌 5번째 장외홈런이었다.


● 거포의 상징 40호! 명실상부한 홈런타자로

박병호는 15일 목동 두산전에서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39호 홈런을 기록한 뒤 2경기 만에 다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아홉수조차 겪지 않고 시즌 40호를 가볍게 때려냈다. 40홈런은 그야말로 거포의 상징. 한국프로야구에서 전설의 홈런왕 장종훈이 빙그레 시절이던 1991년 최초로 40홈런의 벽을 허물며 최종 41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1998년 OB의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을 치면서 외국인타자로는 처음 40홈런을 넘어섰다. 삼성 이승엽은 1999년 54호로 한국프로야구에 50홈런 시대를 열었고, 2003년에 56호로 당시 아시아 단일시즌 홈런 최고기록을 세웠다. 2010년 롯데 이대호(44홈런)가 7년 만에 40홈런을 돌파했고, 박병호는 이로부터 4년 만에 40홈런 타자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40홈런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14번째다. 이승엽이 3차례, 심정수가 2차례 40홈런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에 선수로만 따지면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11번째 40홈런 타자가 됐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국내 타자로만 좁혀 보면 장종훈 이승엽 박경완 심정수 이대호 이후 6번째 선수로 우뚝 섰다.


● 올 시즌 최종 홈런수는?

넥센은 이날까지 페넌트레이스 102경기를 소화했다. 앞으로 정규시즌 26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 산술적으로 박병호는 올 시즌 50.2개의 홈런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6월 중순 이후 한동안 홈런 슬럼프에 빠졌던 박병호는 8월 들어 다시 홈런 포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11경기에서 7홈런을 가동했다.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한국프로야구에서 이승엽과 심정수에 이어 역대 3번째 50홈런 타자도 꿈이 아니다. 2012년 31홈런으로 첫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2013년 37홈런으로 두 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홈런왕 3연패는 이승엽(2001∼2003년)밖에 없었다. 박병호가 올해 도전한다. 바야흐로 박병호 전성시대다.


40홈런 기쁘지만 팀 져서 웃을수 없어


● 박병호=40홈런은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오늘 경기를 이겼다면 더 값지고 좋을 뻔했다. 팀이 져서 웃을 수 없다. (1회에)홈런을 친 뒤 40홈런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그라운드를 돌았던 것 같다. 새로운 숫자를 해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 (취재진이 산술적으로 50홈런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자)40홈런을 넘겼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는 타석에 편하게 들어가겠다. 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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