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최형우(31)는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축하인사를 많이 받았다. 전날까지 타율 0.367(319타수 117안타)을 기록하면서 타격 1위에 이름을 올려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럴 때마다 “관심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동안 한화 김태균, 두산 민병헌, SK 이재원, 롯데 손아섭, KIA 김주찬, 넥센 서건창 등은 꾸준히 타격 상위권을 지켜 타격왕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형우가 치고 올라오자 모두들 깜짝 놀라고 있다.
그는 7월 13일 대구 SK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쳐 갈비뼈 미세골절을 당했다. 당시 기록도 빼어났다. 타율 0.340(11위)에다 22홈런(3위) 62타점(6위)을 기록하고 있었다. 1위는 없었지만 이만하면 삼성 4번타자로서 괜찮은 타격 페이스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부상이 오래 갔다. 약 한 달 만인 8월 9일에서야 1군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타격감과 경기감각이 걱정됐다. 그런데 복귀 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9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0.588(34타수 20안타). 그러면서 타격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어떻게 이런 무서운 타격감을 발휘하고 있을까. 최형우는 이에 대해 “나도 놀라고 있다”며 웃더니 “물론 타율이 안 좋은 것보다야 낫지만 지금 타율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왜 타율에 무심한 것일까. 이에 대해 “4번타자가 홈런과 타점으로 말해야하는데 부상으로 오래 자리를 비우면서 그 수치가 적어 불만이다. 홈런과 타점을 빨리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26홈런과 74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타율에 관심 없다”던 최형우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또 5타수 3안타를 날리며 타율을 0.370(324타수 120안타)으로 끌어올렸다. “홈런과 타점을 올리고 싶다”던 그는 이날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으로 시즌 27호 홈런과 76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4번타자가 30홈런 100타점은 기록해야한다. 30홈런은 가능할 것 같은데 타점은 앞으로 경기당 1타점 정도는 기록해야하기 때문에 빠듯하다. 마음이 바쁘다”며 웃었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