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다저스 백업 터너 “류현진 승리 도우미 되겠다”

입력 2014-09-04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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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터너. 사진 | 동아닷컴

[동아닷컴]

강팀이 되려면 주전과 백업선수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아야 된다. 특히 팀 당 연간 162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메이저리그에서 백업선수의 기량은 팀 성적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LA 다저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78승 62패 승률 0.557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 샌프란시스코에 2경기 차로 앞서 있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지구우승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는 지난 해와 달리 시즌 초부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클레이튼 커쇼(27)-잭 그레인키(31)-류현진(27)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 선발진은 물론 디 고든(26)-야시엘 푸이그(24)-아드리안 곤잘레스(32)로 연결되는 타선의 짜임새도 작년에 비해 한층 더 견고해졌다.

하지만 다저스는 올 해도 주전 내야수 헨리 라미레즈(31)와 후안 유리베(35)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내야의 모든 포지션은 물론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저스틴 터너(30)가 있었기 때문이다.

터너는 29일 현재 올 시즌 총 9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2 4홈런 31타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0.391)과 장타율(0.445)도 좋아 백업으로만 활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성적이다.

터너는 또 지난달 22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0-1로 뒤진 8회에 역전 투런홈런을 터트려 당시 선발로 등판한 커쇼가 시즌 15승을 챙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스틴 터너. 사진 | 동아닷컴

캘리포니아 출신인 터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9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프로대신 대학을 선택했고 1년 뒤인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전체 204번)에서 신시내티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이후 볼티모어로 트레이드 된 그는 2009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볼티모어에서 두 시즌을 뛴 터너는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고 2010년 5월 성적부진을 이유로 방출됐지만 다행히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메츠로 이적한 터너는 2011년 자신의 빅리그 커리어 하이인 시즌 총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 4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터너가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자 뉴욕 메츠는 작년 시즌이 끝난 뒤 그를 논텐더(Non-Tender)로 처리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또다시 방출의 아픔을 경험한 터너는 올 2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이 때만해도 터너의 앞날은 어두웠다. 하지만 그는 절망을 실력으로 거둬내며 지난 3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약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터너는 다저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알토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올 시즌 다저스의 신데렐라가 된 터너를 지난달 말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체이스필드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터너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좋다. 가능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저스로 이적한 첫 해에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웃으며) 특별한 비결이 어디 있겠는가?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 특히 타석에서의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아울러 진루에도 신경을 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저스틴 터너. 사진 | 동아닷컴

-올 시즌 개인성적이 좋은데 특별히 정해놓은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정해놓은 목표는 없다. 다만 예전과 달리 설령 아웃이 되더라도 주자가 있을 때는 최소한 진루타라도 치려고 노력하는 등 타석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공격하려 노력하고 있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었을 때도 기뻤지만 최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결승 투런홈런을 쳤을 때도 매우 기쁘고 행복했다. 당분간 잊지 못할 것 같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또 다른 행복도 원하고 있을 것 같다.

“(웃으며) 물론이다.”

-어렸을 때 야구를 시작한 걸로 안다. 롤모델은 누구였나?

“성장할 때까지 아버지에게 야구를 배웠다. 야구와 관련된 것은 항상 아버지를 통해 얻었고 궁금한 것이 있거나 문제가 생겨도 늘 아버지와 상의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나의 코치이자 롤모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투수를 꼽자면?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모두 다 상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중 한 명을 꼽자면 애틀랜타의 조단 월든(27)이다. 특이한 그의 투구폼 때문인지 올 시즌 월든에게 특히 고전하고 있다.”

-대학에서 ‘신체 운동학’을 전공해 선수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 컨디션 조절이나 신체상태 등을 관리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다저스에는 뛰어난 트레이너들이 많아 이 또한 큰 혜택이자 도움이 된다.”

-연습이나 게임이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주로 쉬는 편이다. 어제가 쉬는 날이었는데 평소와 달리 어제는 쇼핑도 했다. 하지만 쇼핑 후에는 오늘 경기를 위해 푹 쉬었다.”

저스틴 터너. 사진 | 동아닷컴

-터너의 별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동료들은 내 이름을 줄여서 제이티(JT)라고 부른다. 하지만 어렸을 때나 성장기에는 다들 레드(Red)라고 불렀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나 같은 경우는 야구장에 오면 정해진 시간과 일정에 따라 운동을 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특별히 내세울만한 징크스는 없다.”

-터너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3살 때 야구를 시작해 평생 야구만 했다. 그러다 보니 누구보다 더 야구를 사랑하고 내가 가진 대부분의 것은 야구를 통해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야구는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야구는 부모님을 통해 얻은 특별한 재능이기도 하다.”

-당신처럼 빅리거가 되고 싶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그들도 성장하며 느끼겠지만 세상에는 야구 외에도 재미난 일들이 많다. 그것들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 된다.”

-올 시즌 당신의 활약 덕에 갈수록 팬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먼저 한국 팬들에게 인사부터 전하고 싶다. (웃으며) 아울러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에는 평소보다 더 멋진 수비를 펼쳐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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