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대표팀의 간판 정경미가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78kg급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딴 쾌거였다. 정경미(오른쪽)가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서 라이벌인 북한의 설경에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오른 정경미.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1. 고질적인 허리통증 딛고 금빛 투혼
2. 北 1인자 설경 꺾고 남북대결 승리
3. 한국 여자유도 사상 첫 AG 2연패
정경미(29·하이원)가 한국 여자유도 최초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첫 남북대결 결승에서 얻어낸 승리라 더 인상적이었다. 정경미는 22일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78kg급 결승에서 지난해 브라질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북한 여자유도 1인자 설경을 상대로 지도승을 따냈다. 금메달 확정 직후 여자대표팀 서정복 감독은 60세의 나이에도 정경미를 업어줬다. 허리 디스크를 딛고서 금메달을 일궈낸 정경미를 향한 서 감독의 감사 표시였다.
● 인간승리의 금메달
정경미는 대표로 선발된 뒤 올 초 선수촌을 나왔다. 고질인 허리통증 때문이었다. 지난해부터 악화된 디스크를 겨우 회복해 대표로 뽑혔는데 8개월 전부터 걷기도 힘들 정도로 나빠졌다. 정경미 본인이 ‘이제는 안 되겠다’고 체념했다. 여기서 서 감독은 정경미에게 선수촌 밖에 나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례적 배려 속에서 정경미는 수술만 빼고 할 수 있는 치료는 다했다. 지금도 몸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런 몸으로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정경미가 금메달을 따자 서 감독은 업어주며 눈물을 흘렸다. 정경미도 울었다.
● 남북대결 승리
정경미의 결승전 상대는 북한의 설경이었다. 평소 아끼는 동생이었다. 그러나 금메달이 걸린 대회에서 양보는 있을 수 없었다. 객관적으로 정경미의 열세가 점쳐졌으나 아시아선수권에서 설경을 1차례 이긴 적 있는데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내심 자신이 있었다. 결승 상대로 점찍었기에 착실히 분석했다. 초반 적극적 공세로 지도를 두 차례 뺐어냈고, 이후 효과적 수비로서 우세를 지켰다. 시상식에서 설경은 펑펑 울었다. 기자 회견에도 불참했다. 정경미는 “(설경이) 우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 말했다.
● 여자 유도 첫 AG 2연패
한국 유도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는 정훈, 황희태, 김재범이 있는데 모두 남자였다. 따라서 정경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여자로서 첫 2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정경미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긴장이 더 됐고, 맏언니로 출전했기에 후배들한테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경미의 금메달 외에 곽동한(남자 -90kg) 조구함(남자 -100kg) 김성민(남자 +100kg) 김은경(여자 +78kg)이 동메달을 추가해 한국은 유도에서만 금4 은1 동8개를 수확했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