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국내 개최 A매치가 내년부터는 크게 줄어든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지역예선과 차기 아시안컵 예선을 동시에 진행하려는 AFC의 결정 때문이다. 슈틸리케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왼쪽 4번째)이 10월 평가전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을 지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A매치데이 대폭 감소…축구협 수익 비상
내년부터 평가전 형식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줄어든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년부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과 차기 아시안컵 예선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 때문에 친선경기나 평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가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고 밝혔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컵 예선과 월드컵 예선 일부를 면제받아 이 기간 국내서 평가전을 치러왔다. 그러나 AFC가 내년부터 아시아 모든 국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결정해 예선을 면제받을 수 없게 됐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더라도 다음 대회 본선에 나가려면 예선을 처음부터 치러야 한다.
AFC가 공개한 일정을 살펴보면, 아시아컵 예선을 겸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내년 6월부터 시작한다. 한 조에 5개팀을 배정해 홈&어웨이로 팀당 8경기를 치러 상위 2개팀이 최종라운드에 진출하는 시스템이다. 12개팀을 2개조로 나눠 진행하는 월드컵 최종예선은 2016년 하반기부터 진행된다. 이 또한 홈&어웨이로 팀당 10경기씩 치르는 일정이다.
이에 따라 각국 축구협회가 친선경기로 활용할 수 있는 A매치 데이가 확 줄었다. 2015년에는 3∼4차례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최대 5경기까지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 벌어지는 A매치는 축구협회의 수입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TV중계권과 입장권 판매 등을 통해 축구협회는 큰 수익을 챙겨왔다. 그러나 내년부터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줄어 A매치를 통한 수익증대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또 아시안컵 예선을 겸한 월드컵 2차 예선의 상대팀들은 약체다. 눈이 높은 국내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관중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익뿐이 아니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까지의 여정이 더 험난해졌다. 2014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과 비교하면 더 많은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고, 상대팀도 늘어난다. 축구협회 입장에선 AFC의 월드컵 예선방식 변경이 이래저래 달갑지 않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