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지환-NC 손시헌(오른쪽). 스포츠동아DB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NC와 LG는 팀 이름만큼 많은 것이 다르지만 유격수 포지션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NC 주전 유격수는 현역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손시헌(34)이다. LG 유격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떠오르는 스타 오지환(24)이다.
손시헌과 오지환. 나이 차이가 10년이다. 그만큼 서로 다르다. 발 빠르고 움직임이 민첩한 전통적인 유격수와 장신의 공격적인 신세대 유격수. 걸어온 길도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포지션이 같을 뿐 모든 것이 다른 두 맞수의 유격수 전쟁이 가을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 연습생에서 국가대표까지 오른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은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며 더 분주해졌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최대한 말을 아낀다. 선배의 조언이 때론 더 큰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훈련과 경기가 시작되면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외친다. “잘했어”, “괜찮아”, “좋은데!”는 그가 즐겨 쓰는 말이다. 그만큼 남을 잘 배려한다. 손시헌은 “특별한 말보다 힘들면 도와주고 직접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이다. 손시헌은 훈련과 연습 때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두루 살피며 그라운드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NC 캡틴은 이호준이지만 수비 때는 동기 이종욱과 함께 젊은 선수들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03년 두산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손시헌은 키가 172cm로 크지 않지만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로 국가대표 유격수 계보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무명의 선수들이게 항상 큰 희망을 주고 있는 상징적 존재다.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다. NC의 큰 힘이다.
● 1차 지명 출신, 화려한 장신 유격수
오지환은 고교시절 안치홍(KIA), 김상수(삼성), 정수빈(두산) 등과 함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2009년 LG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187cm의 장신 유격수 등장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우투 좌타에 강한 어깨, 잘 생긴 외모가 더해져 단숨에 많은 인기를 끄는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프로 데뷔 초반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에 맘고생을 하기도 했다. 사실 오지환은 고교시절 투수로 더 유명했기 때문에 유격수 경험이 탓 이었다.
벌써 프로 6년차. 그는 화려한 플레이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올 시즌 2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NC가 자랑하는 ‘발야구’에 맞설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오지환은 “이제 두려움은 없다. 지난해와 달리 힘겹게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그만큼 더 즐겁게 뛰려고 한다. NC 주자가 빠르지만 대세 최경철 선배를 믿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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