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KIA 마무리캠프 자진합류 “팀과 후배 위해뭐든 하고 싶다”

입력 2014-10-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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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희섭이 다시 뛴다. 김기태 감독이 KIA에 취임한 뒤 주장 이범호가 나서 최희섭의 마무리캠프 합류를 건의했고, 김 감독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스포츠동아DB

KIA 최희섭이 다시 뛴다. 김기태 감독이 KIA에 취임한 뒤 주장 이범호가 나서 최희섭의 마무리캠프 합류를 건의했고, 김 감독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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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산에 있었다. 일본 마무리캠프 합류 통보를 받은 곳도, 모처럼 언론에 자신의 지금 모습을 말한 곳도 산이었다. 최희섭(35)은 30일 기자와의 통화 내내 가픈 숨을 내쉬었다.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계속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화도 잘 받지 못했다. 잠시라도 그라운드에 다시 서서 KIA 팬들께 다시 인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 이범호가 김기태 감독에게 마무리 캠프 합류 건의

김기태 KIA 감독은 29일 주장 이범호와 만났다. 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범호는 최희섭의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 합류를 건의했다.

최희섭은 “아직 감독님은 직접 인사도 못 드렸다. 얼마 전 (이)범호를 만났다. 감독님께 실제 말씀을 드릴 줄은 몰랐다. 주장이 아니라 편한 후배에게 ‘이제 기술훈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마무리 캠프에서 전력을 다하면 어떨까. 그런 기회가 있을까’ 그런 말을 털어 놨었다. 주장의 말에 흔쾌히 허락해주신 감독께 깊이 감사드리고 범호에게도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사실 감독 교체 전 KIA 코칭스태프는 최희섭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올 시즌 말부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선언한 상태였다. 재활을 마치고 기술훈련이 필요한 그의 이름은 젊은 유망주 위주로 작성된 마무리 캠프 명단에 없었다.

왼쪽 무릎 수술로 2014년 한 시즌 동안 퓨처스리그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포기 하지 않고 있었다. 점점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여전히 선구안과 1루 수비능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 해 20홈런도 가능한 타자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차라리 KIA가 풀어주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그러나 구단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프랜차이즈 출신 베테랑의 부활을 기다렸다.


● “팀과 후배들을 위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

최희섭은 “그동안 부상 등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캠프에 나가 본지 2년이나 흘렀더라. 큰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후회 없이 온 힘을 다하고 싶다”며 “다시 4번에 서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직접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지난 3년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항상 가슴이 아팠다. 이제 팀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다. 팀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소중한 팀을 위해 작은 보탬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즌 말 최희섭이 머리를 삭발하고 함평 훈련장에서 뛰고 또 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체중이 많이 줄어 얼굴을 못 알아보겠다는 후배 선수들의 말도 있었다. 여러 번 물으니 “머리는 그냥…. 체중은 뛰다 보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희섭이 KIA 유니폼을 입고 단 한번도 서지 못했던 않은 챔피언스필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까. 그 도전에 대한 노력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최희섭은 11월 2일 김기태 감독, 조계현 수석 코치와 한 비행기를 타고 미야자키로 날아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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