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리그 벤치’ 김보경의 현실과 꿈

입력 2014-12-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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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스포츠동아DB

이적시장 한달 남겨두고 고민…시장가치 27억

한때 ‘제2의 박지성(은퇴)’으로 꼽힌 그는 한국축구에서 가장 ‘핫(Hot)’한 선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존재감이 무뎌졌다. 팬들의 뇌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카디프시티의 측면 공격수 김보경(25·사진)이다.

소속팀에서 거듭된 결장과 그로 인한 국가대표팀 탈락 등 악재의 연속이다. 김보경은 지난 주말 로더럼과의 챔피언십 경기(0-0 무)에 풀타임 출전했다. 시즌 첫 선발이자 4번째 출전 경기였다. 그러나 카디프시티 벤치는 완전한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카디프시티 러셀 슬레이드 감독은 지역매체 웨일스온라인을 통해 “(김보경이) 선발 자리를 얻었지만, 많이 부족하다. 실전에서 뭔가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시즌 초만 해도 상황이 나쁘진 않았다. 올 여름 김보경은 셀틱(스코틀랜드), 벤피카(포르투갈) 등의 관심 속에 이적을 추진하다 전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만류로 잔류했다. 물론 공정한 기회도 보장받았다. 그러나 9월 중순 솔샤르 감독이 경질되면서 모든 게 꼬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카디프시티와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내년 여름에는 이적료 없이 새 팀을 찾을 수 있지만, 카디프시티는 재계약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

김보경은 최근 긴급임대(이적기간과 관계없이 같은 리그 팀에 한해 가능한 임대)를 추진했다. 런던에 연고를 둔 레딩과 브렌트포드가 유력한 행선지였다. 그러나 좀더 부딪히고 도전하겠다는 선수의 의지가 강했다.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의지에서였다.

다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은 틀림없다. 겨울이적시장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다행히 구단과 선수, 어느 쪽도 칼자루를 쥐고 있지 않다. 더 긍정적인 대목은 김보경의 마음가짐이다. 한 측근은 10일 “오늘의 시련이 나중을 위해서라도 마냥 나쁜 건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잘 풀리리라고 믿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보경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잔류는 물론 이적부터 임대까지 신중히 고민 중이다. 만약 임대가 이뤄지면, 일정 기간 카디프시티와 계약이 연장될 수 있다. 이적을 택할 경우, 일본 J리그에서 2012년 여름 카디프시티로 옮길 당시의 이적료(300만유로·약 41억원)에 대한 일부 조율이 필요할 수도 있다. 독일의 축구이적시장 전문매체인 트란스퍼마르크트는 200만유로(약 27억원)를 김보경의 현재 시장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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