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정혜영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을 분명 본받을 만 하다. 약간의 부러움과 분노만 잠재우면 이들의 말은 분명 버릴 것이 없었다.
15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잉꼬 부부 션과 정혜영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들은 이 부부의 첫 만남과 10년 간 이어져 온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션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남다른 철학을 공개했다. 그는 정혜영을 대접함으로서 자신이 올라간다는 기본적인 부부원리는 물론 자녀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션의 철학은 분명 연인과 부부들이 새겨들을 가치가 있었다. '상대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라'는 몇가지 원칙들은 반드시 결혼생활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바로 타이밍이다. 지난 2주간 '힐링캠프'는 참으로 많은 것을 시청자들에게 가르쳐 줬다. 양현석이 등장해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던졌고 김영하 작가가 나와 "감성근육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그 가르침도 소화하기 전에 이번엔 부부학 개론이었다. 명색이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이 웃음은 어디다 두고 왔단 말인가.
분명 SBS는 MBC처럼 교양 제작 부서가 없어진 것도 아닐텐데 왜 '힐링캠프'가 교양 프로그램을 자처하고 나서는 것일까.
물론 예능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하나라도 얻어가는 것이 있다면 시청자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힐링캠프'의 스파르타 교육은 도를 넘었다. 예능인지 TED 강연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하나라도 알려주고 싶은 호의는 고맙지만 이제는 마음만 받고 싶다. '힐링캠프'를 보고 통쾌한 웃음을 지어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